`기술 선택 자유` 한·미 FTA 핫이슈로 부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눈앞에 둔 가운데 ‘통신 사업자 기술 선택의 자유 보장’이 통신 분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 측은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위피) 등 신규 통신 서비스 기술 선정 과정에서 정보통신부의 개입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개회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노준형 정통부 장관은 “한·미 FTA 체결시 IT 분야는 대미 교역량 증가, 고용 창출 등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라면서도 “기간통신사의 외국인 지분 제한(49%) 완화 등 4가지 핵심 이슈가 협상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외인 지분 제한 외에 △통신 서비스 사업자의 기술 선택에 대한 자유 보장 △일시적 복제의 저작권 인정 및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50년→70년) △우체국 보험에 대한 세금 면제, 금융기관 감독 배제를 비롯한 우대 폐지 등을 한·미 간 이견을 보인 쟁점으로 꼽았다.

 과기정위 위원들도 한·미 FTA 본격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해온 데는 ‘기술 선택의 자유 원칙화’라는 속셈이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류근찬 의원(국민중심당)은 “미국에서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국보다 개방이 더 이뤄져 설득력이 떨어지는 49% 지분 제한을 주장하는 데는 통신 서비스 사업자의 기술 선택 시 정부 개입을 배제하는 기술 선택의 자유 원칙화를 얻어내려는 전략적 행동이 숨겨져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미 FTA 협상을 통해 와이브로·4G 등 신규 통신 서비스 도입에 국익을 기반으로 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개입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

 염동연 의원(열린우리당)은 “민간 기업의 기술 선택에 정부 개입을 배제했을 경우 지상파DMB·와이브로 등 정부 차원에서 기술 채택을 주도해온 IT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정보의 IT정책 패러다임도 수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 장관은 “(미국 측 의도대로 된다면) 신규 서비스 도입·추진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모두 잘 알고 있는만큼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해 향후 이 문제가 한·미 FTA 통신 부문 협상의 핵심 이슈로 제기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 장관은 한·미 FTA 의제 중 기간통신 사업자의 49% 지분 제한 철폐와 일시적 복제에 대한 저작권 인정 및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이슈에 대한 서혜석 의원(열린우리당)의 질의에 “미국의 요구는 국제 협약이 정한 기간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정부는 저작권 보호기간 50년을 그대로 고수하고 49% 지분 제한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변했다.

 한·미 FTA 협상과 관련, 정통부는 오는 21일까지 간담회와 전자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산·학·연 인사로 구성된 ‘한·미 FTA 협상 대책단’을 구성,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과기정위에서 이종걸 의원(열린우리당)은 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산정 기준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과징금 개선안이 사업법상 금지 행위 5가지 유형 중에서 오로지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위반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으며, 진영 의원(한나라당)은 “현행 정보화 예산 관련 법 체계가 복잡해 성과 평가가 어렵고 성과가 분석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