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간성이 취업 1순위

문보경

 신입사원들의 이력서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학점은 모두 4.0을 넘어서며 어학연수 경험이나 자격증 몇 개는 기본이 됐다. 한 회사 신입사원들의 토익점수 최하점이 950점 정도라는 건 이제는 뉴스도 아니다. 이렇듯 화려한 이력서도 눈에 띄는 세상이 아니다 보니 실력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한 면접의 난도도 갈수록 높아진다. 몇 가지 질문이나 이력서에 기재된 사항으로는 평가하는 것이 힘들었는지 위기상황 대처능력을 보기 위해 압박면접을 진행하기도 하고, 합숙평가를 통해 그 사람의 실질적 업무 수행능력을 테스트하기도 한다. 객관적인 조건보다는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관상을 보고 뽑았다는 한 회사의 과거 입사전형에 대한 소문은 이제 생각하기도 힘든 일이 됐다.

 이러한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전반적이다. 학벌과 같은 허울보다는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또 더욱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방식이 다시 바뀌고 있다. 물론 겉보기 등급을 우선시하는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실력보다는 인간성 우선으로 뽑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사회가 인력이 곧 재산인 기술 중심 사회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중소기업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소위 잘 나가는 중소기업은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대기업 규모의 급여와 복지를 보장하기도 하고, 이익공유제 등의 제도를 도입함은 물론이고 스톡옵션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조건 때문에 남아 있는 인재들은 언제든 더 좋은 조건을 바라며 떠날 수 있다. 코스닥 등록과 함께 대박의 꿈을 이루고 나면 좋은 조건은 이제 인재를 잡아두는 미끼(?)가 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 인재 기준의 첫 번째 사항은 ‘인간성’이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설계능력과 경력 위주로 인재를 뽑았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인간성이 인재선발의 가장 최우선 조건이 되고 있다는 한 중소기업 CEO의 말에서 중소 전문업체의 어려움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디지털산업부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