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올해 서버와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인텔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AMD코리아가 기대 이상으로 국내 64비트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리자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인텔코리아가 마케팅 전략을 선회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인텔코리아는 PC·서버 프로세서 신제품 출시를 계획했던 것보다 앞당기고 보급형 시장을 겨냥해 로드맵에도 없던 제품까지 출시하는 등 시장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MD ‘공격 앞으로’=국내 시장에서 AMD 입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소매 시장에서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AMD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먼저 모바일 CPU는 AMD 공격 영업에 힘입어 탄력을 받은 상황.
다나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자체 사이트에서 AMD CPU 탑재 노트북PC 판매가 전체 물량의 21%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9%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세 달 사이 12%포인트 증가한 셈. 반면 인텔 CPU 탑재 모델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91%에서 79%로 주저앉았다.
OEM 시장에서의 변화도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정식 라인업으로 AMD 제품을 쓰기 시작했으며, LG전자도 AMD 라인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헥터 루이스 AMD CEO가 황운광 LG전자 DM사업본부장(부사장)을 면담하는 등 LG전자의 AMD 기반 노트북PC 판매가 ‘초읽기’를 시작했다고 내다봤다.
가트너에 따르면 AMD 프로세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서버용은 2004년 4분기 13.9%에서 2005년 4분기 16.1%로, 데스크톱PC는 13.2%에서 18.1%로, 모바일은 4.9%에서 13.3%로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
김재민 AMD코리아 이사는 “본사에서 놀랄 정도로 국내 AMD 실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동급 제품을 비교할 때 인텔과 AMD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시장 수성 ‘총력’=인텔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인텔코리아는 올해 클록 속도를 낮춰 가격을 50%까지 할인한 ‘펜티엄D 805’와 부가 기능을 뺀 ‘펜티엄D 925’를 내놓았다. 두 제품 모두 820과 930의 ‘변칙 모델’.
업계에서는 두 제품 출시와 관련해 “가격을 낮춰 조기에 AMD의 점유율 확대를 차단하고 64비트 칩 시장에 정착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했다.
서버와 관련해서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표 모델은 올 초 출시된 32비트 전용 서버 프로세서 ‘소사만’. 이 제품은 전력 소모량이 31와트에 불과한 초절전형 프로세서다. 64비트 제온 프로세서가 AMD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64비트 명령어 지원 기능을 모두 삭제해 전력량을 크게 줄인 것. 성능보다 전력 소모량에 민감한 고객 수요를 잡겠다는 게 인텔의 의도다.
이 밖에 인텔은 서버 프로세서 중 처음으로 64나노(nm) 공정을 탑재한 ‘댐시’와 차세대 인텔 아키텍처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적용한 ‘우드크레스트’를 1분기씩 앞당겨 각각 2·3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코리아 측은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제품에 집중한 결과이지 경쟁사를 고려한 것은 아니다”며 “올 하반기 출시되는 우드크레스트를 탑재한 HP 서버 시제품은 옵테론을 탑재한 ‘썬 파이어4200’보다 40% 이상 성능이 높아 서버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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