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80년대 미국 자동차시장을 호령했으나 지금은 파산설에 시달리는 제너럴모터스(GM). GM의 위기는 판매급감을 통해 표면화됐지만 그 이면에는 무리하게 도입한 퇴직연금제도가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국내에도 지난해 12월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되면서 IT기업들도 제도도입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부분 이를 단순한 금융상품으로 보고 있을 뿐 기업인프라로 바라보는 시각은 드물다. 이에 본지는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10회에 걸쳐 경영혁신도구로써 퇴직연금의 중요성을 소개한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60원이나 떨어지며 8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몇 년 전만 해도 휴대폰으로 TV를 시청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웠지만 어느덧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통해 수십 개 채널 시청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외부 환경을 바라보는 기업 경영자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단 한순간도 경영혁신을 게을리해서는 생명력을 이어가기 힘들어졌다. 경영혁신이 곧 생존을 뜻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경영혁신=치열한 경쟁과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도 이른바 ‘메가 히트(Mega Hit)’ 상품은 끊임없이 나온다. 애플의 ‘아이팟’, 모토로라의 ‘레이저’ 등은 전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이런 상품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그 답은 바로 ‘혁신’에 있다.
애플과 모토로라 혁신의 출발점은 고객가치였다. 이를 기준 삼아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롭게 할 것은 더 새롭게 했다. 애플은 기존의 폐쇄적인 사업모델을 개방했고, 모토로라는 고객가치 중심의 식스시그마 경영관리기법을 창조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미국 인터넷업체 구글은 인사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 기업의 인건비는 비용인 동시에 가치창출 활동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기도 하다. 구글은 종업원을 원가의 구성 요소가 아니라 가치창조의 원동력으로 여겼다.
회사 곳곳에 유기농 야채와 과일로 가득 찬 스낵바가 설치됐고 건강증진을 위한 체육시설이 마련됐다. 구글은 회사가 즐겁고 재미있는 공간이 되도록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미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회사면서도 직원들의 직무 몰입도가 가장 높은 회사로 알려졌다.
◇생존부등식=이처럼 가치를 중심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를 ‘기업의 생존 부등식’으로 표현한 바 있다.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에 비해 고객이 누릴 수 있는 가치가 더 커야 구매를 유발할 수 있고, 고객에게 받는 가격이 제품 원가를 웃돌아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원가<가격<가치’라는 부등식이 성립해야 기업의 생존이 보장된다는 해석이다.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변화는 혁신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애플·모토로라의 부활과 구글의 성공에서 볼 수 있듯이 원가와 가치 두 측면에서 동시에 혁신이 진행돼야 하고 그 혁신의 고리는 사람(종업원)이다. 창의성이 가장 우선시 되는 구글의 기업 문화, 애플의 매니아 문화 등은 모두 기업혁신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 같은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은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정리=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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