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에도 명예의 전당이 있다. 100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한 제품이 여기에 등록된다. 업계에서는 단일 시리즈로 100만대를 판매했다는 것은 ‘꿈의 기록’으로 불린다. 모든 디자이너와 제품 개발자, 마케팅 담당자가 입성을 노리는 ‘꿈의 구장’이다.
삼성전자의 LCD TV 로마 시리즈, LG전자의 휘센 에어컨 작년 모델도 이 부문에 올라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규모가 작은 휴대폰 부문에서는 1000만대 이상 판 제품도 수두룩하다.
◇명가에는 명품이=삼성LCD TV ‘로마시리즈’는 단일 시리즈로 첫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제품이다. 가격대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으로 100만대를 돌파한 것을 삼성 내부에서도 기적으로 꼽는다. 2005년 2월 이후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해 전 세계 LCD TV 20대 중 1대꼴로 팔렸다.
이 제품이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TV는 네모’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제품 아래 부분을 완만한 ‘V’자로 처리해 특성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독일 IF 디자인 공모전과 유럽 EISA 어워드, 미국의 CES 혁신상 등을 수상하면서 명품 반열에 올랐다.
제품을 디자인한 삼성전자 DM총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의 이승호 선임 등 2명은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기도 했다.
광스토리지 분야 8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LG전자도 할 말이 많다. 프리미엄 제품인 DVD기록계 부문에서 2003년 첫 생산 이후 1년여 만에 1000만대를 판매한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CD롬 부문에서도 매년 밀리언셀러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DVD기록계를 비롯해 CD롬, CD R/RW, DVD롬 등 전 제품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휘센 에어컨도 밀리언셀러 대열에 올라섰다.
◇휴대폰은 ‘텐밀리언셀러’ 시대=삼성전자의 T100(이건희폰), E700(벤츠폰), D500(블루블랙폰) 등은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제품으로 유명하다. 2003년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한 ‘T100’모델 이후 매년 고화질 TFT LCD를 채택한 신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3G 휴대폰 시장에서 ‘밀리언셀러 폰’ 2종을 탄생시켜 화제가 됐다. 허치슨사에 제공한, 유럽형 이동통신 방식 GSM/GPRS와 3세대 WCDMA를 모두 지원하는 듀얼밴드 휴대폰 ‘LG-U8120’과 ‘LG-U8110’ 2개 모델이 그것이다. ‘LG-U8120’은 지난해 일본을 포함한 1900만대 규모의 전 세계 WCDMA 시장에서 단일모델로는 가장 많이 판매됐다.
◇명품은 디자인과 품질=밀리언셀러 대열에 오른 제품 특징은 ‘디자인과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팀장 신상흥 전무는 “평판 TV 시장은 디자인이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디자인 차별화 전략을 LCD TV뿐만 아니라 PDP TV, DLP 프로젝션 TV 등으로 확대해 밀리언셀러 평판 TV를 대거 탄생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8년 에어컨 누적판매 1억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LG전자 역시 경쟁력은 ‘기술력과 디자인’을 핵심으로 꼽는다. 올해 하나의 실외기로 3개의 에어컨을 처리하는 3베이형으로 세몰이를 하고 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