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펀드 `벌써부터 삐걱`

정부가 대덕연구개발특구펀드를 1000억원대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펀드 규모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정부출자기관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조합 결성에 난항이 예고된다.

과학기술부와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최근 이노폴리스 파트너스를 대덕특구투자조합 업무집행 조합원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펀드 조성 작업에 들어갔다.

이노폴리스 파트너스는 올해 4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08년까지 3년간 1000억원대 규모로 투자조합을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노폴리스 파트너스는 전체 조합 결성액 가운데 과기부(400억원)와 한국벤처투자(300억원), 한국산업은행 (150억원), 기업은행(50억원) 총 4개 정부 산하기관에서 900억원대의 자금을 출자 받는다는 계획이다.

나머지는 민간기업으로부터 120억원 가량을 유치하고, 이노폴리스 파트너스가 자체적으로 30억원 가량을 출자해 총 1050억원의 투자 재원을 조성한다는 구상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과기부를 제외한 3개의 정부 산하기관이 1000억원대라는 투자조합 규모에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향후 조합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출자기관들은 한마디로 대덕특구펀드 규모가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

한국벤처투자의 상급기관인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대덕특구전용펀드는 대덕이라는 특정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단일 펀드인데 지역의 투자수요를 고려했을 때 펀드 규모가 적정한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기존 출자 역사상 100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자한 사례가 없는만큼 대덕특구 측에서 제시한 150억원대의 출자 액수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출자 규모는 고사하고 출자 여부도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노폴리스 파트너스는 대덕특구펀드가 기존 창업투자회사나 벤처캐피털이 해왔던 단타 형식의 투자 방식과 차별화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노폴리스 폴리스 관계자는 “창업에서 기업공개에 이르기까지 업체 성장에 맞는 단계별 지원을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한 업체당 60억∼70억원의 투자 재원이 소요되는만큼 1000억원이라는 재원은 결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출자기관과 투자운용사 간의 줄다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체적인 대덕특구펀드 규모는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출자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오는 5월 말이 돼서야 가시화할 전망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