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월가를 중심으로 스콧 맥닐리 CEO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실리콘밸리를 대표해온 선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레드헤링 등에 따르면 스콧 맥닐리 CEO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계속 함구하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맥닐리가 지난 82년 선을 공동창업한 후 회사성장에 큰 기여를 했지만 닷컴 거품이 꺼진 2001년 이후 매출 신장세가 꺾이며 주주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선의 주가는 지난 2000년 60달러 중반을 돌파한 것을 정점으로 수년째 4∼5달러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사 주변에서는 24일(현지시각) 분기실적을 발표한 직후 맥닐리가 사임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선은 지난 9월 내놓은 AMD 옵테론칩 기반 ‘갤럭시 서버’의 판매부진 때문에 1분기 적자가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다.
실리콘밸리의 관심은 이제 맥닐리가 물러나면 선의 후계구도가 어떻게 될지에 이르고 있다. 유력한 CEO 후보로는 사내에서 평판이 놓은 조너선 슈워츠 사장 겸 COO가 영순위로 꼽힌다. 또 지난 2002년 회사를 떠났다가 두달 전 CFO로 다시 돌아온 마이클 레만도 강력한 라이벌이다.
주주들의 압력으로 맥닐리가 밀려난다면 누가 사령탑을 맡아도 대규모 해고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은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이력서를 돌리거나 삼삼오오 모여 회사걱정을 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스콧 맥닐리의 퇴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찰스 울프 니드햄앤드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선은 지난 몇년간 힘든 시기를 잘 버텨왔고 분명히 좋아지는 과정”이라면서 “오늘의 선을 만든 스콧 맥닐리의 카리스마와 비전을 누구도 대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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