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를 기억하는가. 마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가 각각 이탈리아 조직의 보스와 아들로 등장해 돈 꼴리오네 패밀리를 이끌어 간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지금의 코믹하고 가벼운 조폭 영화와 비교를 불허한다. 매우 사실적이고 미국 역사의 하나로 다뤄지면서 묵직한 무게감으로 관객을 감동시켰다. 물론 아카데미도 외면하지 않았었다.
최근 출시된 게임 ‘대부’는 동명의 원작 영화를 그대로 옮긴 작품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유저는 거리의 힘없는 청년이 된다. 다음 날을 예측할 수 없는 벌레같은 인생이었지만 패밀리의 보스를 만나면서 점차 조직의 일원으로 스며든다. 게임 초반에는 작은 심부름만 하며 거리를 헤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큰 건수를 맡게 된다.
이 작품은 조폭을 주제로 한 게임답게 액션이 잔인하고 여과없이 보여진다. 주먹으로 상대방을 때리는 간단한 장면조차 리얼하게 구현돼 섬뜩한 느낌을 주는데 야구 방망이, 권총 등으로 넘어가면 태연히 바라볼 수 없을 정도다. 게임의 폭력에 익숙한 유저라도 ‘대부’를 플레이하면 평범한 액션과 차원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세계적인 히트작 ‘GTA’의 틀을 유지한다. 자유도가 높은 활동을 보장하고 거리에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등 마치 MMORPG를 즐기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것. 그러나 게임 ‘대부’는 큰 단점이 있다. 바로 한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어에 익숙한 유저가 아닌 이상 이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보스가 내리는 지령과 각종 대사는 자막으로 보여주지 않아 더욱 어렵다. 유저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불법 공유 사이트에서 다운받아 플레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질 뿐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