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V프로그램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던 멋진 남자가 한 명 있었다. 그는 남들처럼 잘 생기지도,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었다. 그 사람은 40세이지만 정신연령은 8세인 노총각이다. 정말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그 였지만, 어머니에 대한 효심하나만큼은 지극한 이 남자의 이야기는 점점 메말라가는 사회에 한 줄기 단비와도 같았다.
이 영화는 바로 이 남자(기봉)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봉이는 팔순의 노모를 극진하게 모시는 효자로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기봉이의 아침은 엄마를 위해 매일 아침 따뜻한 세숫물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엄마를 위해 군불을 뗄 나무도 해오고, 빨래도 도맡아 한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귀가 어두운 엄마 옆에는 항상 기봉이가 따라다닌다. 어려운 생활 형편이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라곤 한 점 없다. 하루 하루를 늘 감사하면서 사는 그들은 항상 밝고 환한 웃음을 지을 뿐이다. 우연히 그 지역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 엉겁결에 참여하게 되고 당당히 입상까지 한다. 그로 인해 평생 고생만 해온 엄마에게 뜻하지 않은 기쁨을 줄 수 있었던 기봉은 그 후로 달리기를 통해 엄마에게 즐거움을 주기로 결심을 한다.
한편, 기봉이의 재능을 기특하게 여긴 다랭이 마을 백 이장은 기봉이를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하고, 일등을 하면 이가 없어 마음대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엄마에게 틀니를 해드리라 결심하며 매일 동네를 달리며 연습에 매진한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