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KTH의 ‘프리스타일’ 판권 인수 여부는 이달 안에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서버 통폐합, DB 이전, 업데이트 등 복잡 미묘한 문제가 남아있어 협상이 지연될 경우 양측에 별로 득 될 것이 없다. 두 회사의 ‘프리스타일’ 서비스 계약 만료일은 이달 말까지다. 만약 판권 인수 계약이 성사된다면, 본격 협상에서 타결까지 한 달안에 초특급으로 딜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무엇보다 가장 첨예한 이슈가 인수 금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KT에서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인수 금액으로 400억원을 제시했지만, 제이씨측이 1000억원을 요구해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사 ‘프리스타일’ 판권만 획득하는 협상일지라도 양측의 기대치를 줄이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스타일’의 미래 가치에 대한 양측의 견해 차이를 줄이는 문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협상에서 현실적으로 칼자루를 쥔쪽은 제이씨이다. 이달 30일까지 협상을 결론 지어야 하는 KTH 의입장과 달리 제이씨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결국 제이씨가 이번 협상에 어느정도 적극적으로 임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M&A 전문가는 “모든 협상이 다 그렇지만, 기업이나 판권 양수도 협상은 한쪽만 힘을 쏟아서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프리스타일’ 판권 획득 이후에 업데이트를 어떻게 할 것인 지도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설령 향후 서비스를 KTH에서 단독으로 한다 해도 개발 및 업데이트라는 또 다른 목줄을 제이씨가 잡고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개런티하느냐가 중요한 옵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칫하다간 재계약 연장과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개연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번 딜은 상호간 신뢰가 어느 정도 쌓여있느냐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는 양사가 서로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변의 악소문으로 인해 어느순간 서로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다”며 “이번 협상으로 두 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얼마나 가지느냐가 가장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KTH의 이번 ‘프리스타일’ 인수 추진은 최근 메이저급 게임포털 등 온라인게임 유통사쪽으로 서비스가 집중되고 있는 현상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최근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중견 개발사들의 잇따라 자체 서비스를 포기하고, 대형 퍼블리셔에 판권을 몰아주는 현상이 뚜렷하다. 인디21이 무협 MMORPG ‘구룡쟁패’를 넥슨에 넘긴 것이나 최근 게임하이가 ‘데카론’의 서비스를 네오위즈에 맡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독자적으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는 상당수 업체가 대형 포털로 서비스 이전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게임 마케팅 비용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데다 여러게임을 복합 서비스하는 게임포털 형태가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미국 등 전세계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트렌드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유저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선 특정 게임만을 서비스하기 보다는 여러 장르의 게임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포털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비록 ‘프리스타일’ 개발사인 제이씨측이 ‘조이시티’란 자체 포털을 통해 그동안 KTH와 공동 서비스를 해왔다고는 하나 판권 양도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 자체가 이같은 현실에 부응한 것이란 얘기이다. 이와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제이씨측이 만약 KTH에 ‘프리스타일’을 넘기려한다면, 향후 독자 서비스에 따른 마케팅 부담과 ‘파란닷컴’이란 우산이 사라진다는 점에 가장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