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관리망 구멍 났다

‘재난 시 먹통되는 NDMS, 기관 간 소통 안되는 TRS’. 국가재난관리 시스템에 총체적인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원장 전윤철)은 최근 ‘국가재난관리 사업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한 결과, 4개 사업 분야에서 총 16건의 개선사항을 지적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은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를 비롯해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TRS) △자동우량경보 시스템(AWS) △재난 위성망 구축 사업 등에 대해 작년 11월부터 4개월간 전략감사본부 소속 감사관 등을 집중 투입해 강도높은 감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감사결과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NDMS를 유선망 기반의 웹 환경으로 구축, 정작 화재나 지진 등 재난 발생 시에는 망 단절로 시스템이 다운되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재작년 대구·경북지방 재난상황실의 NDMS가 통신망 두절로 먹통이 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은 NDMS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과 소방방재청장의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TRS 역시 수천억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나, 여전히 신호체계의 불일치로 기관 간 통신 호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따라서 통합중계소의 개설 등을 통해 재난 시 원활한 통신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 감사원의 개선 요구다.

 이 밖에 ‘AWS’는 원격 제어에 따른 배터리 성능의 결함과 계측치의 신뢰성 결여가, ‘재난 위성망 사업’은 NDMS와 TRS의 백업체계 지원 미흡 등이 각각 문제점으로 꼽혔다.

 조원철 재난경감IT포럼 의장은 “각종 NDMS의 구축안이 관련 공무원과 SI사업자들의 책상 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재난 현장의 현실성이 무시된 설익은 정책이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충환 감사원 전략감사본부 제3팀장은 “지난 21일 ‘감사위원회’를 열고 이번 감사를 통해 지적된 16개 지적사항을 원안대로 심의 통과시켰다”며 “따라서 이르면 금주에 행정자치부와 소방방재청 등 해당 기관에 이번 감사결과와 그에 따른 시정 지시 등을 공식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