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가전업체들이 환율하락에 따른 병행수입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금까지 저가의 소형가전이 주류를 이룬 병행수입은 환율급락으로 국내와 가격 격차가 커진 DSLR 카메라, 평판TV 등 고가제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병행수입과 별도로 해외구매대행사이트를 통한 가전제품 구매도 증가세를 보이는 등 환율하락에 따른 해외 직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업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26일 옥션, G마켓 등 e마켓플레이스업체에 따르면 디지털카메라, 소형오디오 등 병행수입 제품이 올 1월 대비 10% 안팎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소니코리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병행수입 제품은 올 들어 소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인해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등 병행수입 제품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워크맨 등 소형 오디오의 경우 국내 유통되고 있는 70∼80%가 병행수입 제품”이라고 말했다.
G마켓 관계자는 “병행수입은 일반적으로 분기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이 더 떨어진 2분기에는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소형오디오가 주류를 이루던 병행수입은 최근 들어 DSLR 카메라 등 고가제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이나 용산전자 상가에는 일본 DSLR카메라가 국내 시판가보다 20만원 이상 저렴하게 소개되는 등 환율하락에 따른 병행수입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크게 높아진 상태다.
이처럼 병행수입이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자 외국계 가전업체들은 AS강화, 가격인하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캐논·니콘 등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한 일본 카메라업체들은 잇따라 AS강화 정책을 발표하는 한편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도 적극 검토중이다.
한편 위즈위드, 엔조이뉴욕 등 해외구매대행사이트에서는 올 들어 패션전화기 등의 주문량이 작년 대비 20∼40% 가량 증가하는 등 지금까지 패션제품 위주의 거래에서 가전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라이스재팬 등 일본 제품 전문 구매대행사이트를 통해 PDP TV, LCD TV 등 고가의 디지털TV 구매하려는 마니아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