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까지 블록버스터급 디지털 영화 2편 만든다

실사(왼쪽)와 디지털 액터, 서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실사(왼쪽)와 디지털 액터, 서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정부는 내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740억원(정부 240억원)을 투자해 세계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급 디지털 영화 2편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가 제안한 ‘디지털 액터(배우) 제작사업’을 대형 국가 연구개발 실용화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 과제로 선정, 내년부터 과학기술국채(진흥기금)를 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5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오는 7월까지 컴퓨터그래픽(CG) 제작 기술을 활용한 블록버스터급 콘텐츠(영화) 2편을 제작하기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와 예비 사업 계획서 수립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8월부터 12월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영화제작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실용화사업추진단을 구성해 세부 사업 계획서를 마련한 뒤 내년 1월에 영화 제작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상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디지털 액터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련 기업이 영세하고 투자 마인드가 부족해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주관 부처의 예비 사업 계획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해 추진 대상 과제로의 선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사전 타당성 조사 과제는 산업적 파급 효과가 크고 기술 개발이 종료 단계에 있어 범부처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경제성·공익성·기술성에 근거해 우선 투·융자 지원 사업을 정하고 선정 평가 시에 기업 참여의향서를 첨부한 과제에 가산점을 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통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은 이에 맞춰 7월까지 엄정화·정우성 등 인기 배우의 디지털 액터를 만들기로 했다. 디지털 액터는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306억원을 투자한 ‘정통부 선도기반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만든 디지털 영상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제작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제약회사 유유를 실용화 주관기관으로 내세워 제안한 ‘허혈성 혈관질환 치료제 개발 사업’도 대형 국가 연구개발 실용화 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 과제로 선정돼 내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89억원(정부 44억5000만원)을 투·융자 형태로 지원받는다.

 허혈성 혈관질환 치료제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여간 24억원을 들여 후보물질(KR-33028)을 개발했으나 전임상시험에 대한 위험 부담으로 실용화가 어려웠는데, 이번 타당성 조사를 통해 실용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 밖에도 △해양심층수 실용화 추진계획(해양수산부) △융합기술 종합발전계획 수립방안(교육인적자원부 외 9개 부처) △연구비 집행절차 개선 현황 및 향후 계획(과기부) △제2차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계획(보건복지부 외 6개 부처) 등을 심의·확정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