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高, 로봇과 손 잡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국 로봇 관련 신설 공업계 고등학교 현황

 정부와 산업계에서 시작된 로봇산업 열풍의 영향으로 전국 공업고등학교가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공업고등학교는 산업현장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아오면서도 지난 96년 이래 입학생 수가 절반가량(실업계고 입학생 수 96년 34만명, 2000년 22만명, 2005년 17만명) 줄어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같은 실업계인 상업고등학교가 정보화 열풍으로 인터넷고·정보고등학교로 업그레이드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쇠퇴 기미를 보였던 공업고등학교들은 첨단산업인 로봇을 테마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만 서울로봇고(서울 강남), 양영디지털고(성남 분당), 경남공업고(부산 부산진구), 울산공업고(울산 남구) 등이 로봇학과를 신설하면서 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돼 첨단기술 위주로 수업내용을 재편하기 위한 정부지원을 얻어냈다.

 서울로봇고 홍보기획부장인 조자희 교사는 “강남공고에서 서울로봇고로 학교를 개편하면서 신입생의 전국 석차 백분율이 4%포인트가량 매년 올라가고 있다”며 “로봇 분야에 뜻을 품은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해 학교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여수전자화학고·대중금속공업고·광운전자공업고·인천여자공업고·해운대공업고 등이 로봇 관련 학과를 신설해 특성화고 지정을 추진하거나 특화된 교육 내용으로 우수학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들 학교는 과거 전기정보제어·전자기계 등의 전공을 로봇 관련 첨단기술이나 관련 디자인 전공으로 바꾸고 교육 내용과 기자재를 이에 맞게 개편하는 작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권선방 부산해운대공업고 교감은 “IT로의 변신이 쉬운 상업고에 비해 공업고는 변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그러나 제조업 분야의 산업구조도 지식정보화 사회에 맞게 바뀌고 있는만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부의 실업계고 정책이 오는 2010년까지 200개의 특성화고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정해짐에 따라 실업계고 사이에선 이 안에 들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김교인 대중금속공업고 교사는 “실업교육의 축이 전문대로 옮겨간 이래 실업계 고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로봇고 등 첨단학과 신설과 특성화 교육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의 인식이 많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 많은 공업고에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