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리더에게 듣는다](3)히타치글로벌시스템즈

[글로벌 IT리더에게 듣는다](3)히타치글로벌시스템즈

취임한 지 한 달. 최고 운영책임자(COO)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옷을 갈아입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데이브 로버슨(Dave Roberson) 회장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감돌았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로버슨 회장은 HDS 변혁기를 성공적으로 이끈 쌍두마차의 일원답게 바로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로버슨 회장은 지난 2002년 이후 HDS COO를 맡아 이와타 신지로 전임 회장과 더불어 HDS 위상을 새롭게 탈바꿈한 주역이다. 그는 IT산업이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00년대 초부터 HDS가 20분기 중 19분기 연속 흑자로 이어갈 정도의 경영 성과를 이루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 이와타 전임 회장과 탄탄한 파트너 십으로 조직 내 장벽을 허물고 HDS를 세계 굴지 스토리지 기업으로 성장하시키는데는 크게 기여했다. HDS가 ‘IT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 데는 보이지 않는 로버슨 회장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HDS가 IBM 메인프레임 리세일 업체에서 스토리지 전문 업체로 변신 5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로버슨 회장은 “가치를 만드는 차별 기술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술 진화는 결국 필요에 의해 가속도가 붙습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솔루션이 앞다투어 등장하지만 결국 고객은 자신의 비즈니스 환경에 가장 부합하는 검증된 기술을 선택합니다.”

  HDS가 스토리지 개발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은 고객이다. ‘고객에 초점을 맞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며, 일단 이를 충족하면 기술은 자동으로 따라온다’는 게 그의 기술 개발 철학이자 신념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기업에서 대용량 저장공간을 사용하는 예가 흔치 않았다. 반면 지금은 시게이트가 750GB HDD를 출시하는 등 일반 가정에서도 테라바이트 용량 스토리지를 탑재하고 있다.

 “정보 홍수는 스토리지 시장의 변함없는 화두이며 히타치의 관심사입니다. 데이터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스토리지는 아무리 채워도 끝이 없는 ‘화수분’이 아니어서 저장 공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언젠가 한계가 도달하게 됩니다.”

 로버슨 회장은 “규제(컴플라이언스) 이슈처럼 눈 앞에 다가온 각종 규제 사항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만큼 스토리지 분야에서 많은 예산 투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IT예산 압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자원의 현명한 분배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스토리지를 애플리케이션에서 최적화해 기업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IT관점에서 해결하기 위한 정책 개발과 기술 구현에 힘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로버슨 회장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차별화다. 이를 위한 정책으로 지난 2004년부터 펼쳐온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스토리지(Application Optimized Storage· AOS)’ 프로그램을 꼽았다.

“AOS 전략 아래 HDS는 이기종 스토리지의 인프라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기업 프로세스에 최적화한 스토리지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 솔루션은 TCO와 효과적인 ROI를 제공하고 한정된 스토리지 인프라의 가용성과 성능, 확장성, 관리성을 높여 인프라 단순화는 물론 데이터 보호와 최적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OS 전략은 HDS 솔루션을 위한 다양한 실행 기술의 원천이다. 스토리지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가상화도 그 중 하나. HDS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가상화 기술의 필요성과 이점을 전파하고 스토리지 시장의 이기종 통합 시대를 선도해 왔다. 가상화 솔루션을 통해 기업도 자원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관리 편의성을 높이는 등 실질적인 구축 효과를 얻고 있다. 로버슨 회장은 “HDS는 폭증하는 스토리지 용량을 해결하기 위해 ‘가상화’ 기술을 먼저 제시했으며, 가상화 구축 사례를 보유한 유일한 스토리지 벤더라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고 자신했다.

 개방 솔루션도 HDS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최근 EMC를 비롯한 주요 경쟁업체의 위협적 행보에 대해 로버슨 회장은 느긋한 입장이다. 출발점은 비슷할지 몰라도, 목적지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등 일부 지역에서 경쟁사 입지가 과대 포장돼 있지만 이는 결국 시장이 판단할 문제”라며 “경쟁사 움직임과 관계 없이 HDS는 고객의 고유한 비즈니스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종합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으로 시장 선도적인 스토리지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 고 HDS 비전을 분명히 했다.

 이런 비전 아래 HDS는 올해를 새 도약의 시기로 삼을 예정이다. 로버슨 회장은 “올해 ‘SMB 신규 시장 창출’과 ‘엔터프라이즈 시장 수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하겠다”면서 “하이엔드 시장의 컨설팅 서비스 강화와 가상화 사이트를 통한 매출 증대,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로버슨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십 모든 분야에서 식견을 쌓은 자타가 인정하는 베테랑 경영자다. HDS에서만 경영 간부직을 25년간 역임했으며 반도체에서 IT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HDS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를 견지하는 확고한 비전, 이를 견인하는 실천력이 뒤따르지 못하면 결코 시장을 리드할 수 없습니다. 현실과 무관한 이상론적인 기술, 사실을 왜곡하는 달콤한 마케팅의 한계는 결국 시장이 판단합니다.” 그의 말에는 우리가 왜 HDS를 주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숨겨 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HDS의 강점

 HDS 성장의 중심에는 출범 초기부터 운영한 ‘글로벌 솔루션 서비스(GSS)’ 팀이 있다. 전세계 15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GSS팀은 데이터 수명 주기 관리(DLM), 스토리지 영역 관리(SAM), 재난 복구(DR), 비즈니스 연속성(BC), 스토리지와 서버 통합 등 스토리지와 관련한 다양한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SS팀은 △각 기업의 업무 분석 및 기획 △컨설팅 지원 △비즈니스 설계 등 통합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엔터프라이즈 관리 시스템을 단순화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스토리지 통합과 마이그레이션, 재난 복구, 유틸리티 스토리지 교육 등 스토리지와 관련한 모든 연구에 나서고 있는 GSS팀은 수요 기업이 전문 기술 없이도 스토리지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HDS 최고의 대고객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 스콧 제너로 영업 부사장은 “후발 주자가 선두 업체로 부상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앞선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HDS스토리지를 구매한 기업은 구매에서 폐기까지 모든 과정을 GSS팀으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고 말했다.

  HDS는 이에 그치지 않고 GSS팀의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기업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SAM 전략과 DLM 전략 지원을 위해 글로벌 솔루션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HDS는 DLM 구현을 위해 익소스와 앱아이큐와 협력을 했으며, 지난해 업계 첫 e메일 아카이빙 솔루션을 발표했다. 또 솔루션을 각 시장 특성에 맞추기 위한 시장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4개 업체 중 하나, 그리고 세계 10위권 은행 가운데 7개 은행이 HDS 제품을 사용하는 원동력이 됐다. 

◆HDS의 성장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위치한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본사에 방문한 날 기자는 두 번 놀랐다. 전 세계 170개 국 이상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치고는 본사 규모가 서울 코엑스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으며, 제품 특징에 대해 너무나도 자신감있게 설명하는 직원 모습 때문이었다.

 히타치데이터 시스템즈(Hitachi Data Systems· HDS)는 일본 최대 전자 회사 히타치의 100% 자회사다. 전세계에 2700여 명 직원이 활동 중이며 170개국 이상에서 정부와 공공 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올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기업으로 꼽은 기업이 바로 HDS다.

 ◇‘기술을 초월한 파트너’와 ‘미래를 밝히는 영감’ = HDS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던 문구다. 여기에는 HDS가 최단 시간에 세계 선두의 스토리지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배경과 비전이 담겨 있다. 지난 89년에 설립한 HDS는 76년에 설립된 ITEL과 내셔널어드밴스드시스템즈(NAS)를 모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히타치와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즈(EDS)와 합작 벤처로 출발했다. 99년 4월 EDS가 자사 지분을 회수하면서 일본 히타치가 100%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 HDS는 원래 히타치의 주력 제품을 재판매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S/390과 개방형 시스템 영역에서 순수 스토리지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미 IBM과 EMC 두 회사가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의 경우 두 회사의 점유율이 80% 이상이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당시 5% 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HDS로서는 전문 스토리지 업체로의 변심이 승산 없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 2000년 이와타 신지로 회장과 데이브 로버슨 사장(현 회장)은 하드웨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이 결과 지난 2000년 3월 이 후 HDS는 해외 시장 점유율, 종사자 수와 매출액 측면에서 두 배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4월 EMC와 IBM을 제치고 세계 최고 스토리지 업체로 발돋움하는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 HDS의 숨은 노력= 미국 시장평가기관 카우프만 브로더스 분석에 따르면 HDS는 지난 2005년 하이엔드 기업용 스토리지 매출 부문 선두 업체로 4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모듈형 스토리지 제품 계열 및 채널 파트너십 프로그램 부문에서 빠른 성장과 함께 중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2년은 HDS에게는 의미 있는 해가 된다. 그 해 5월 HDS는 개방형 솔루션 공급 구상이 담긴 ‘히타치 트루노스(TrueNorth)’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고객 정보 인프라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이를 최적화해 총소유비용(TCO) 절감과 투자 수익 극대화를 달성하기 위한 HDS의 최상위 비전이다.

  △개방형 산업 표준화 강화 △업계 최고의 독립 소프트웨어 업체(ISV)와 협업 비즈니스 모델 구현 △이기종 스토리지 환경을 위한 단일 스토리지 관리 아키텍처 구축 등 HDS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이 후 출시한 ‘라이트닝 9900V’ 시리즈와 ‘썬더 9580V’가 당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트루노스 기반의 높은 확장성과 뛰어난 가용성 때문이라는 평가다.

 HDS는 트루노스 전략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제휴를 맺고 일반 사용자 대상의 직접 판매와 전세계 채널 네트워크를 통한 간접 판매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스토리지를 넘어 통합 서비스로= 지난 2004년 5월에 HDS는 업계 첫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스토리지(AOS)’ 라는 비즈니스 중심형 통합 스토리지를 발표했다. 이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공급사가 달랐던 당시에는 획기적인 것으로 이를 통해 HDS는 기업에 최적화된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OS 솔루션은 스토리지, 데이터,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단일 프레임 워크에 구축하는 것.

  AOS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종 솔루션 환경에 공통 스토리지와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단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모든 애플리케이션 스토리지 요구 조건을 만족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기능을 통해 기업은 비즈니스 가치와 효율을 크게 높였을 뿐 아니라 통합과 자동화, 간편한 관리 기능 등을 통해 총 소유비용을 줄일 수 있다.

  AOS솔루션을 탑재한 기업은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관리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 데이브 로버슨 회장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OS솔루션은 HDS의 미래”라며 “어떤 기업이던 이를 기반으로 유연성과 확장성 관리 기능을 이용하면 스토리지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 가상화를 앞세워 세계 1위 회사로 부상= HDS는 히타치 그룹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회사로 히타치의 정보 시스템과 통신 부문의 핵심이다. 이런 배경에는 HDS가 추진하고 있는 ‘가상화 기술’이 있다. 주로 서버에 적용되던 가상화 기술은 HDS에 의해 비교적 빨리 스토리지로 옮겨 왔다. HDS가 기술력에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이다. HDS는 스토리지 공간 확보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예측 아래 2004년 기업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가상화 스토리지 ‘히타치 태그마 스토어 유니버설 스토리지 플랫폼’을 업계에서 비교적 일찍 선보였다. 태그마스토어 USP가 제공하는 △볼륨 구성 △기기 간 자유로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및 볼륨 복제 △이기종 서버간 블록 단위의 데이터 공유 등의 기술은 수요처에서 인기를 끌면서 세계 스토리지 시장의 ’가상화 열풍’을 주도했다. 최근 가상화 기술과 논리적인 파티셔닝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지가 많이 출시되고 ‘가상화 스토리지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스토리지 가상화의 관심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HDS 측은 “올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기업이 가상화 기술을 채택할 것”이라며 “세계 1위 스토리지 그룹으로 성장하는 HDS를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다윗이 골라앗을 이기다

 HDS가 글로벌 스토리지 업체로 확고한 위상을 다진 것은 불과 5년 전이다. 스토리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가 이런 짧은 시간에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초창기 HDS 성장세는 한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극적인 것이었다.

  HDS는 일본 히타치와 EDS가 함께 투자한 합작 회사다. 지난 99년 4월 EDS가 자사의 지분을 회수하자, 일본 히타치는 히타치의 주력 제품을 재판매할 목적으로 EDS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HDS를 개방형 시스템 분야 최대 스토리지 전문회사로 만든 주인공이 바로 현 회장인 데이브 로버슨 당시 최고 운영책임자(COO)였다. 로버슨 회장은 지난 2002년 시장 조사를 했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사실 당시만 해도 HDS를 전문 스토리지 업체로 변환시킨다는 생각은 매우 대담하고 위험 부담이 컸다.

  EMC와 IBM라는 두 공룡 기업이 하이엔드 시장의 80% 이상,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이 5% 미만인 HDS가 시장에 진입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로버슨 회장은 “5년 전 EMC 다이렉트 세일즈 팀 규모만 HDS 비해 무려 10배가 넘는 등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었다”면서 “스토리지 사업을 위해 서버 생산 중단을 결정한 HDS는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었는지 모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도전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를 비롯한 HDS 경영진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서버 중립적인 개방형 스토리지 솔루션에 희망을 걸었고 기술력을 축적해 갔다. 이 결정은 적중했다. 개방형 스토리지 장점을 인식한 기업의 제품 의뢰가 잇따랐고 세계 10대 은행 중 7곳에 스토리지를 공급 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결국 2000년 1분기 이 후 HDS는 기존 EMC와 IBM가 양분한 스토리지 시장의 ‘양강 구도’를 깨뜨렸다. 로버슨 회장은 “당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지만 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결정이었다”며 “앞으로 5년은 통합 솔루션을 앞세워 1위에 도전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