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여성은 아름답다’란 말이 최근 여성의 사회진출이 급증하면서 회자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명함인식기 개발업체인 한국인식기술 송은숙 사장(44)에게 이 말은 잘 어울려 보인다.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하던 송 사장이 험난하다는 기업 CEO로서의 삶에 뛰어든 것은 2002년 말 한국인식기술 대표를 역임하던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수개월 후이다. 송 사장은 충격 속에 나날을 보내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며 대표적인 유망벤처기업으로 거론되던 회사가 망할 것이라는 악성루머를 듣고 도전을 결심했다.
“벤처 거품이 빠지던 당시 한 강연에서 우리 회사가 ‘벤처 실패사례’로 소개됐다는 얘기를 듣고 울분이 터졌습니다. 하루에 3∼4시간만 자면서 어렵게 일궈낸 회사가 실패사례로 소개된다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업을 계속 이어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앞날이 망막했던 것이 사실이다. 교편생활과 CEO 생활은 말 그대로 ‘극과 극’이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혼란에 빠져 있어 여유시간은 없었습니다. 근무시간에는 회사를 추스르는데 집중했고 저녁과 주말에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고인이 소장하던 도서를 탐독했습니다. 틈틈이 재무·세무 등 회사 경영을 위한 공부도 했습니다.”
그가 경영에 뛰어든 직후 결심한 것은 더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이었다.
“나쁜 소문이 돌았던 것은 핵심기술력이 취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예상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는 것만이 대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송 사장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2004년 초 기존기술을 응용한 명함관리기인 ‘하이네임’을 내놓고 나서다.
“대덕 CEO 50명을 초청해 반응을 조사한 결과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전체의 80% 이상이 당장 구매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국인식기술은 올해 매출 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 올해 본격적으로 영어권과 일본 등 해외시장을 노크해, 내년부터는 당당히 수출업체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송 사장은 모 세계적인 커피업체 사장의 말을 인용, 원대한 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세계 모든 회사원들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저의 명함관리 솔루션으로 전날 받은 명함을 정리하고 또한 고객 및 지인들에게 축하 e메일을 보내게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추천인 변-조은혜 비즈키즈 대표
전형적인 노력파다. 교사 출신으로 준비없이 사업을 시작하는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CEO로서 빈틈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여러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교사 특성을 영업과 조직관리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