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깨알보다 작지만 소주잔 하나 분량의 가격이 최고급 승용차와 맞먹을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초소형 콘덴서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세계 최초로 구리를 내부 전극 소재로 사용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제품은 크기가 가로 0.4㎜, 세로 0.2㎜인 0402 형식으로 무게도 90㎍(마이크로그램 : 100만분의 1g)에 불과하다. 이 크기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개발된 MLCC 중 가장 작은 편이다. 또 내부 전극을 구리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0402 형식 MLCC는 전극으로 팔라듐이나 니켈을 사용했는데 구리는 팔라듐보다 가격이 싸고 니켈보다 전기가 잘 통한다. 따라서 이 제품은 기존 0402 MLCC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고주파 특성이 좋다.
삼성전기는 “워낙 작은 제품이지만 소주 한 잔에 들어갈 양이면 7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며 “구리를 소재로 한 제품은 일본 경쟁업체도 이뤄내지 못한 쾌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주요 고객사에 시제품을 보내 품질 검사를 받고 있으며 제조공정 개발을 마친 후 내년 1분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MLCC는 휴대폰·컴퓨터·디지털카메라·디지털TV 등 모든 전자제품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핵심부품으로, 전류를 고르게 만들거나 소량의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휴대폰에 약150개, PDA에 약 200개, 디지털TV에 약 300개가 들어간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