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한·일 WCDMA 경쟁](하)국내산업 전반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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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TT도코모·KTF의 제휴 행보는 세계 WCDMA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커다란 진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직접적인 영향권은 칩·단말기·장비 등 시스템 분야일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투자 효율 극대화=NTT도코모는 자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WCDMA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망 투자비 절감과 단말기 조달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가장 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옥외 기지국 투자비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장비 가격을 올 3월 93 수준에서 1년 뒤인 내년 3월에는 무려 80선 아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WCDMA 장비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다, KTF와의 주요 협력 분야인 장비 공동 조달이 실제 이뤄질 경우 투자비 절감 효과는 한층 크기 때문이다.

 단말기 조달도 마찬가지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3월 포마용 단말기 조달 가격을 대당 100으로 보면, 올 3월 94 수준에서 내년 3월께면 90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역시 KTF와 공동 조달할 경우 가격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달 삼성전자가 HSDPA 단말기(듀얼밴드듀얼모드) 단 한 종만을 출시하는 우리와 달리, 보급형에서 고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벌써 갖추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NTT도코모는 가입자군별로 고급형인 ‘90X’ 시리즈, 보급형 ‘심퓨어’, 표준형 ‘70X’ 시리즈, 컨셉트형 지상파DMB 단말기 ‘P901i TV’, 환경친화형 모델 ‘N701i ECO’, 키즈폰 ‘SA 800i’ 등 이미 10여종의 단말기를 출시했다. 최근 LG전자가 납품해 선보인 모델이 바로 보급형 심퓨어다.

 마쓰자카 아키오 NTT도코모 이사는 “단말기 조달 역량과 투자 효율은 WCDMA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특히 공통의 싱글칩과 플랫폼을 통해 포마 단말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KTF 제휴, 단말기·칩 영향권=NTT도코모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주목할 대목은 “싱글칩(SBSM) CPU와 공통 플랫폼(아이모드) 등을 국내외 제조사들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힌다는 점이다.

 현재 도코모는 WCDMA 칩 개발을 위해 일본 내 베이스밴드 칩 제조업체인 ‘르네사스’에 총 6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WCDMA용 SBSM 칩이 양산체계를 갖추면 현재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퀄컴·텍사스인스트루먼츠·프리스케일 등 해외 칩 제조업체의 의존도를 낮추고 단말기 가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공동 조달을 표방한 KTF도 이 같은 효과를 볼 것은 당연하다.

 또 단말기 가격 인하와 함께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국내 단말기 제조사로 조달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WCDMA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큰 무기인 단말기 라인업이 한층 강화되기 때문이다.

 NTT도코모가 지원한 일본 베이스밴드 칩을 국내 제조사가 활용할 경우, 퀄컴 의존도와 칩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서로 손잡고 세계 시장에 확대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또 KTF와의 제휴를 계기로 일본의 베이스밴드 칩과 단말기가 한국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결국 NTT도코모·KTF의 제휴는 일본이 WCDMA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의 KTF를 등에 업고 단말기 조달 역량 및 투자 효과를 극대화해 자국내 WCDMA 산업 전반의 도약을 겨냥했다는 관측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