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술로 승부한다.’
홍준기 KJ프리텍 사장(44)은 의사결정이 빠르다.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일사천리로 일을 처리한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치른 결혼을 시작으로 단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초정밀 가공 기술을 배운 일, 귀국 후 사업을 벌이면서 이어진 사업 확장과 성공까지 홍 사장은 거침이 없다.
그 결과 홍 사장은 94년 KJ프리텍 창업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55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 부품 업체로 만들었다.
KJ프리텍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전자제품의 부품을 만든다. LG전자 휴대폰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의 상당량이 KJ프리텍 작품이다. 몇 년 동안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린 LG전자의 CD롬이나 DVD롬 안에 들어가는 기구 부품도 KJ프리텍에서 공급했다.
홍 사장은 “다른 건 몰라도 정밀 가공 기술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며 “아무리 디지털 산업이 발전해도 정밀한 아날로그 가공은 반드시 필요하고 KJ프리텍이 이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KJ프리텍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밀 가공 기술을 갖게 된 배경은 홍 사장 자신이 이 분야 일본 최고의 업체인 주켄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지난 88년 한양대 졸업 후 국내 기업 입사라는 일반적인 길을 버리고 일본행을 택했다. 주켄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100만분의 1g짜리 톱니바퀴를 만들 정도로 세계 최고의 가공 기술을 갖고 있다. 홍 사장은 주켄 입사 후 하루 4시간만 자면서 기술을 배웠다. 주켄의 마쓰우라 모토오 사장과 지금까지 끈끈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당시 홍 사장의 열정 때문이다.
최근 KJ프리텍은 도광판에 프리즘 패턴을 직가공 방식으로 새긴 휴대폰 LCD용 통합 필름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프리즘시트 한 장과 확산판, 보호필름을 사용한 것과 동일한 밝기를 낸다. 이 제품을 쓰면 휴대폰 원가를 적잖이 줄일 수 있다. KJ프리텍은 재료를 공급하는 일본 업체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 사장은 “정밀 가공 기술이 있으면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휴대폰용 힌지나 카메라모듈 부품, 렌즈 등 새롭게 시작한 사업도 곧 궤도에 오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홍 사장은 내달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10월쯤 회사를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매출 500억원 돌파와 코스닥 등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홍 사장이 어떻게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