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려면 최소 10년 앞은 내다보고 해야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훌륭한 CEO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지혜를 갖고 있다. 조이온은 설립한지 만 7년이 되가는 회사다.
이 곳에서 게임산업의 10년 앞을 내다보고 사업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게임업계에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 조성삼(41)회장이 바로 그다. 그는 늘 새로운 도전으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업체 인수 등으로 화제가 되면서 또다시 조 회장은 업계에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조성삼 회장은 늘 바쁘다. 그가 챙겨야 할 사업이 조이온 이외에 게임포털을 지향하는 네띠앙, 게임퍼블리싱 회사인 조이토토 뿐만 아니다. 기타 관련된 사업이 3개나 더 있다. 보통 사람의 경우 1개 회사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하는 마당에 무려 6개 업체를 경영하는 만큼 그는 다른 사람보다 6배는 더 바쁘다.
그러나 여러 사업들이 있지만 그 중심에는 늘 게임이 있다. 6개나 되는 회사들이 향후에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로 묶여지게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최근 개발하고 있는 ‘거상2’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신암행어사’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제가 많은 일을 벌이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늘 게임이 있습니다.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거상2’나 ‘신암행어사’가 그런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직선 보다는 돌아가는 전략 실천
그가 최근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은 게임이 아니다. 비록 현재 ‘거상2’가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관심이 게임으로 돌아섰지만 그는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SI나 반도체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챙겼다. 그가 왜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업에 대해 애착을 갖고 열정을 쏟아부었을까?
겉으로 보면 그가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이 게임과 상관 없을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게임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가 게임 주변 산업을 적극적으로 챙겼던 것은 기존 메이저 게임 업체들을 넘어서기 위한 방법이었다. 직선 공격보다는 돌아서 가는 우회전략을 택했던 것이다.
“현재 조이온 사정으로는 10년이 지나도 엔씨소프트나 넥슨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죠. 그 방법이 바로 신규시장 개척이었습니다.”
조 회장은 게임개발사 사장의 이력뿐 아니라 SI개발, 반도체 칩 개발 등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다른 게임업체가 갖고 있지 못한 자신만의 색깔을 살리겠다는데 착안, 게임 관련 산업에 뛰어들었고 이제서야 조금씩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엔나인’이라는 2.5세대 플랫폼이 그것이다. SI기술이 접목된 ‘엔나인’은 포털이라 할 수 있지만 기존 포털과는 다르다. 기존 포털들의 경우 게임 하나를 붙이려면 수십명의 인원이 매달려야 하지만 ‘엔나인’에서는 한명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게임을 그대로 ‘엔나인’내에 붙이면 구동이 가능해지는 시스템이 있어서다. 이 시스템은 게임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SI나 엔진 속에 들어가는 칩을 개발함으로써 가능해
졌다. ‘거상2’도 이 시스템을 통해 국내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제서야 하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나 쉽게 게임포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거죠. 조이온닷컴도 ‘엔나인’ 플랫폼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향후 공개가 되면 모두가 놀라실 것입니다.”
# 올해는 해외시장 개척에 전념
‘엔나인’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그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의 10년 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우선 그는 조이온을 게임퍼블리싱의 허브로 만들어 나갈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그가 가장 먼저 고민하고 있는 것은 업계와의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렇지만 게임업계에서 ‘상부상조’나 ‘상도의’는 잊혀진 옛말인 상황이어서 무척이나 힘들다는 점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이 게임의 허브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4년전부터 KT글로벌과 함께 허브마케팅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의 강력한 의지탓이다.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너무 이기주의적 생각들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에 반드시 넘어설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문을 두드릴 계획입니다.”
조 회장은 ‘엔나인’ 플랫폼의 개발이 거의 완료됨에 따라 현재 ‘거상’에 이어 개발중인 ‘거상2’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1차 클로즈베타 테스트가 끝난 상황이어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지만 곧바로 시작될 2차 클로즈베타 때 유저들의 만족도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 미래를 바라보며 준비해야
이와함께 그는 ‘거상2’의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엔나인’의 해외수출도 적극 고민 중이지만 ‘거상2’는 국내 최고의 몸값을 받고 해외에 수출하고 싶은 것이 그의 욕심이다.
그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금액은 300억원. 지금까지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2000만 달러에 수출된 것이 최고 기록이지만 이를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아직 게임이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그 완성도는 다른 게임의 오픈베타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회장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미래를 내다보며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그만의 경영철학에서 비록됐다. 그는 이 때문에 업계를 바라볼 때 가끔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너무 현상황에 매달려 ‘대박’의 꿈에도 젖어 있는것 같아서다.
그는 코 앞의 이익을 좇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크고 깊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추천하는 방법은 세계적인 기업인 EA나 유비아이소프트 등을 모델로 공부하는 것. 그들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 회장도 미래를 위해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와함께 업계 사람들이 경제 관련 서적을 더 많이 읽을 것을 주문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간접경험일지라도 향후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상태만 보지 말고 미래를 보며 경영하는 묘를 깨우쳤으면 합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