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속으로 떠나는 여행]#21

 인터넷의 시대가 시작된 이래 정보의 전달 속도는 더없이 빨라지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며칠이 지나야 들어오던 외국의 뉴스들이 하루도 되기 전에, 심지어 그 즉시 전달되곤 한다. SF팬인 필자로서는 국내에서 접하지 못하는 수많은 소식을 그 즉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더 없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지난 4월 말. SF업계에서 가장 놀라운 소식은 무엇이었을까? ‘슈퍼맨 리턴즈’의 개봉 일자가 발표되는 등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게임광이기도 한 필자가 손꼽고 싶은 것은 역시 ‘C&C3’ 즉, ‘커멘드&컨커 3 타이베리움 트와일라이트’에 대한 소식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 10주년을 기념해 ‘퍼스트 디케이드’라는 종합판으로 선보인 이 작품은, 무엇보다 미래의 지구에서 펼쳐지는 대전쟁을 멋지게 연출 관심을 모았다.거대 로봇들을 이용해서, 혹은 우주 전함을 이용해 대결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전쟁이라면 역시 우리의 세계, 지상에서 펼쳐지는 전쟁일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수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적어도 화면 속의, 혹은 지면 속의 미래전 이야기는 세계의 많은 SF팬들에게 밀리터리 SF의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오늘은 이렇듯 화려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밀리터리 SF 지상전과 그에 얽힌 작품(그리고 무기들)을 소개해 본다.

전쟁 얘기를 다룬 SF라면 H.G웰즈의 ‘우주전쟁’이 있지만, 몇몇 사람들에게 혹평을 받았듯 그건 ‘전쟁’이라고 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가장 미래의 컨셉에 적합한 SF를 손꼽으라면 역시, 로버트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를 골라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세계 외계의 행성에서 거미형 외계인과 대결하는 이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되었지만, 사실 이 작품의 가장 놀라운 점은(영화에선 제작비 문제로 빠졌다고 하지만) 병사들이 맨 몸이 아니라 강화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 이후 선보인 것 중에서는 역시 거대 로봇들을 선보인 ‘어스 시즈’와 ‘배틀테크’를 잊을 수 없다. 특히 32세기의 미래 세계를 무대로 메크워리어라는 전사들이 조종하는 거대한 배틀메크의 위용은, 그 후 많은 게임이나 소설로 선보이고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어 속칭 ‘리얼 로봇’ 시대를 낳았으니 말이다.하지만, 단순히 보기보다 직접 해보길 원한다면, 역시 웨스트우드의 ‘듄 2’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작품을 생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3편이 예정된 ‘커멘드&컨커(이하 C&C)’는 ‘듄2’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실시간 전략 게임(RTS)의 가능성을 멋지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최고의 걸작이라 부를만 하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역시, 최고의 명작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만한 무기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C&C’ 그 중에서도 ‘타이베리안 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어찌나 사실적인지 국방성 연구소에서 “우리 거 베낀 거 아냐?”라고 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던 ‘타이베리안 선’에는 정말로 참신하면서도 바로 나올 듯 한 병기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개인적으로 전투기 중 가장 멋지다 생각하는 ‘오르카’에서부터 육중한 ‘타이탄 메크’, 그 이상으로 공포스러운 ‘맘모스Mk2’나 불멸의 음파 병기 ‘디스럽터’ 등.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병기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외전인 ‘적색경보’에서는 아인슈타인의 타임머신으로 히틀러가 사라지고 스탈린이 득세하며 붉은 군대와 대결하는 독특한 설정으로 재미를 주었는데, 이른바 ‘전차 군단’으로 휩쓰는 재미가 여간 즐겁지 않았다(이렇듯 시리즈 마다 독특한 재미를 선보인 만큼, 앞으로 E3에서 선보일 ‘C&C3’가 기대되는 것이다).그 밖에도 지상전을 무대로 한 게임은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테면, 세계 최초의 3D RTS 게임으로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이나, 같은 시기 인기를 모았던 ‘다크 레인’, ‘KKND’, 그리고 국민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그 밖에도 시점을 자유롭게 바꾸는 풀3D의 지상전을 연출한 ‘그라운드 컨트롤’ 등 수많은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다. 근래에도 ‘C&C3’외에 ‘스타크래프트’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작품, ‘워해머 40K’ 시리즈가 선보였으며(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답게 2번째 확장판이 제작 중에 있다) ‘토탈~’의 제작자인 크리스 테일러에 의해서 시스템 환경이 어느 정도일지 공포스러운 ‘슈프림 커멘더’가 한창 제작 중이기 때문에, 내년은 새로운 RTS 대전이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고 하겠다. 더욱이 이러한 미래전의 묘미는 RTS에만 국한하지 않는 듯, 최근에는 1인칭 시점의 게임인 ‘고스트 리콘’이나 ‘배틀필드’ 시리즈 역시 미래를 무대로 멋진 영상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여기에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무수한 작품이 준비되어 있는 만큼) 당분간 ‘밀리터리 SF’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이들을 언제 다 보고 즐기는가 하는 것이다.SF 칼럼리스트. 게임아카데미에서 SF 소재론을 강의 중이며, 띵 소프트에서 스토리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스페이스 판타지(http:www.joysf.com)란 팬 페이지로 유명하다.

- 3D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스타쉽 트루퍼스’ 여기서는 멋진 디자인의 강화복을 입고 있다.

-‘ 스타크래프트’ 둔해 보이는 마린들이지만, 꽤 강력한 부대인건 분명하다.

- 배틀메크의 위용. 이러한 매력에 빠진 이들은 적지 않다.

- 배틀메크의 모형일까? 해외엔 이런 팬들도 많다. ]

- 실사판 로봇 대전? ‘로봇족스’ 이런 영화도 존재하게 되었다.

- 밀리터리 SF 게임 최고의 걸작 중 하나를 해 보고 싶은가?

-‘맘모스 마크 2’ 이걸 생산할때면 왜 그렇게 뿌듯하던지….

- 다소 먼치킨적인 파괴 병기 디스럽터. 자칫하면 기지가 송두리째 날아가 버리기도 했다.

- `적색경보2’의 테러드론. ‘C&C’ 시리즈의 디자인은 정말로 미래적이다.

- 한글판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그라운드 컨트롤 2’

- 터미네이터냐고? 과거에서 미래까지의 전쟁을 그린, ‘엠파이어 어스’의 동영상 중 한 장면이다.

- 멋진 분위기를 갖고 있는 워해머40K

- 컴퓨터를 새로 사란 말이지? ‘슈프림 커멘더’는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이상의 충격을 준비하고 있다.

-‘배틀필드 2142’ 미래 세계를 무대로 전투가 전개된다.

- `스타워즈’ 에서도 지상전의 얘기는 빼놓을 수 없다.

<전홍식기자 pyodogi@sfw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