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칭)가 규제와 자율을 병행해 진행한다는 사실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비해 자율성이 확보됨에 따라 한층 산업에 활력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패치심의나 예심제도 폐지 등은 업계의 숙원이었다는 점에서 크게 반기고 있다. 이와함께 일관성 있는 심의원칙을 세우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환영 분위기 속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문화부가 구체적인 안을 만들고는 있지만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문화부의 의지가 자칫 꺽일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일관성있는 원칙도 문화부가 의지만 밝혔을 뿐 뚜렷한 대안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이 점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고 있다.
업계는 이와함께 문화부가 사행성 게임물에 대해 강도높은 규제를 할 것이라는 입장에 조심스런 반응이다. 사행성 게임물에 철퇴를 가하는 것에는 찬성을 하지만 전체 업계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화부가 온라인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포커나 고스톱 등의 게임에 대해서도 칼을 델 수도 있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 이유다.
업체 한 관계자는 “사행성 게임물을 근절하는 것에 업계도 적극 나설 예정이지만 이런 흐름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줘서는 안될 것”이라며 “문화부는 온라인게임의 사행성 규정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난 후 (사행성 게임물)근절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는 이번 게등위의 심의 규정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 보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문화부도 이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업계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하는 것은 게임 수출시 심의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발생해서다. 국내에서 18세이용가 등급을 받은 게임이 외국에서 그 이하의 등급을 받기는 힘들다. 해외의 경우 등급과 관련 유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와 차별이 심하다.
업계는 때문에 심의로 인해 수출활로가 막히는 것을 우려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업체 한 관계자는 “어렵기는 하더라도 글로벌 스탠다드형 심의제도가 시행돼야 할 것”이라며 “해외수출이 현재 업계의 중차대한 과제인데 심의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시민단체들은 문화부의 패치심의와 예심제도 폐지 등에 대해 강경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최근 문화부가 게등위 설립을 위해 심의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패치심의나 예심제도 등을 폐지한다는 것에 대해 크게 불만을 표시해 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이진오 사무처장은 “자율적 심의란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 문화부가 너무 업계의 목소리만 듣고 따라간다”며 “심의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인데도 불구 문화부가 이를 무시하고 ‘자율’이라는 단어를 쓰며 업계에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이 문화부의 심의제도 완화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민단체들이 문화부의 자율 심의 원칙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너무 업계 입장만 대변한다는 것이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이유로 문화부가 현재 방침을 고수한다면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시민단체들은 “문화부가 의도적으로 시민단체들을 배제한 채 진흥법 등을 만들었는데 게등위의 심의제도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것 같다”며 “심의제도가 업계 입장만 대변한다면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