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방융합,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제5부:컨버전스시대의 주역들(2)

[통방융합,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제5부:컨버전스시대의 주역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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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T그룹

KT는 120년 우리나라 통신산업 발전역사와 함께해 온 동시에 통신규제 철학의 중심부에 있는 기업이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KT에 대한 정부 정책은 국내 통신시장의 현재 위치와 변화를 가름할 수 있는 바로미터나 매한가지라는 의미다.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과 시장 활성화로 통신시장의 무게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을 하고, 그에 따라 유선사업 위주로 구성된 KT의 성장이 정체 상태로 빠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KT의 위력은 가능성 측면에서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특히 유·무선 네트워크의 통합 시대를 맞으며 KT에 대한 관심은 KT 단일 기업 자체에 대한 관심 외에도 KTF나 KTH와 같은 주요 자회사를 포함한 ‘그룹 KT’로서 그 위상과 역할에 더욱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동된 남중수 사장 체제의 KT는 ‘과도기’다. 시장이 그렇고 정부 규제 철학이 그렇고 그에 따르는 KT의 전략이 그렇다. 실질적인 사업 첫해인 올해 매출은 아예 마이너스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KT의 이런 상황은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후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정 정도 시장 변화가 예상되는 이 과도기에 오히려 몸을 낮추고 그 이후를 준비하자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해석이다.

우선 KT는 단일 기업으로 융합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휴대인터넷(와이브로)에 이어 IPTV 등과 같은 신규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기업 대상의 솔루션사업이나 콘텐츠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부동산개발 등 비통신 영역으로 사업확대에 본격 나섰다.

KT그룹으로서 전략 가동도 엿보인다. 일부에서는 KT가 오는 2008년을 지나며 KT그룹으로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은 물론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영화 3기를 맞는 이 시기에 KT가 일반 민간기업처럼 절대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완벽한 ‘오너’ 체제로 전환되기는 힘들지만, 네트워크는 물론 여러 사업 영역에서 KT 관계사들의 공조가 지금보다 구체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점친다. 물론 이런 변화의 전제는 정부의 규제철학 변화를 전제로 한다.

지난 81년 공사로 출발해 20여년 만에 민영화된 KT는 향후 10년 후 과연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 것인가. 민영화는 됐으나 오너가 없는 소유 구조의 한계, 그리고 지배적 사업자로서 여전히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조건. 동시에 줄어드는 유선 사업 속에서 컨버전스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과제. KT가 이런 당면한 과제를 풀고 ‘컨버전스 시대의 진정한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관계사와 시너지 효과 극대화 전략

규제 변화를 전제로 한 KT의 시장 영향력은 사실 국내 어느 통신그룹보다 앞설 것이다. 국내 어느 기업도 보유하지 못한 전국 시내 망과 초고속인터넷망이라는 유선인프라에 KTF가 보유한 이동망이 자유롭게 결합할 경우 국내 어떤 사업자보다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되고, 이에 기반한 자유로운 유·무선 복합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컨버전스 시대의 KT 경쟁력은 그룹 전략에 그 무게가 더욱 실릴 수밖에 없다. KT의 그룹 전략은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과 관계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 두 가지로 압축된다.

관계사 간 시너지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망 구축 전략이 핵심이다. KT는 광대역통합망(BcN)으로 향한 네트워크 전략에서 근간을 이루는 유선 네트워크의 올 IP망 전환 전략 외에도 기존 와이파이망과 현재 구축하고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망을 비롯해 KTF의 2세대(CDMA)망과 3.5세대(HSDPA) 망 등 2∼3.5G 네트워크와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남중수 사장은 이미 와이브로 전략에서 “이동망 분야에서 KT의 전국망은 KTF의 HSDPA망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망의 특징과 서비스 확대 속도를 고려해 혼합망 구축을 해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트워크에 이어 미래 통신 시대의 경쟁력을 가름할 수 있는 콘텐츠 전략에서도 마찬가지다. KT를 중심으로 KTF·KTH·스카이라이프 등 주요 관계사의 콘텐츠 사업 담당 임원 및 실무자 모임이 정례화돼 있다.

신성장 동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가는 연구개발(R&D) 부문 역시 1차적으로 KT 내부의 R&D 자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관계사 R&D 인프라 공동 활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밖에 개별 기업 경쟁력 극대화 차원에서 KT는 30% 미만의 출자기업 중 전략적으로 유지해야하는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점진적으로 지분을 매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자회사 대표 임명도 철저히 경영실적에 준해 평가할 계획이다.

◆KT BcN 전략 - 서태석 BcN본부 BcN기획담당

차세대 통신인프라인 광대역통합망(BcN)은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음성 데이터, 유·무선 및 통신·방송 융합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광대역 통합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KT는 전국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는 전화망(PSTN)과 초고속인터넷망을 인텔리전스 및 고품질서비스(QoS) 능력을 갖춘 IP 네트워크로 고도화해 BcN을 확보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의 인텔리전스화란 네트워크에 접속된 고객의 단말과 사용자를 인지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말한다. QoS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약속된 대역폭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네트워크 제어 능력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에 접속된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를 네트워크 제어플랫폼이 인지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비인가 고객의 접속을 차단하여 시큐리티를 보장해 준다. 또 트래픽 폭주 시에도 사전에 약속된 특정 트래픽에 대해서는 항시 대역폭을 보장해 줌으로써 끊김 없는 고품질 영상서비스나 긴급통신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됨으로써 현재의 인터넷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KT는 지난해 말까지 BcN 구축의 핵심인 소프트스위치(SSW) 및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IMS), QoS매니저 등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품질보장형 IP프리미엄망 구축과 인증 보안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신인증시스템(SER) 도입 등을 통해 BcN 전환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 도입에도 착수했다. 또 정통부의 4대 BcN시범사업자 가운데 하나인 옥타브컨소시엄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다양한 BcN 응용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제주지역의 PSTN용 시내 및 시외교환기를 IP 기반의 BcN 장비로 전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BcN 도입 실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T는 현재 컨버전스 시대의 고객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음성데이터, 유·무선 및 통신·방송이 융합된 다양한 결합서비스 및 부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들 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하기 위한 BcN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인 IP-TV, 와이브로, 네트워크 로봇(u로봇), 이동사무실(u오피스), 원격교육(u러닝) 등의 다양한 BcN 서비스를 통해 고객가치 제고와 매출 증대를 동시에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오는 2008년부터는 오프라인 산업에 IT기술을 접목해 온라인 산업화하는 타산업 융합형 서비스 능력을 BcN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또 시장 규모를 줄이는 사업자 간 요금 경쟁과 같은 비효율적 사업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가치를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