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화에 자동로밍과 멀티태스킹까지.’
휴대폰 서비스가 3세대 이동통신(WCDMA)으로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WCDMA는 영상통화는 물론이고 고품질 데이터 및 멀티태스킹을 제공하는 한 차원 높은 이동통신 서비스로 올 하반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과 주요 도시를 넘어 전국으로 확대, 서비스될 예정이다.
◇똑똑한 이동전화=음성통화는 물론이고 영상통화가 가능한 것이 WCDMA의 가장 큰 특징. 음성통화를 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거나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제공한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을 때 사서함에 영상통화 형태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영상사서함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 WCDMA 자동로밍 서비스를 신청하면 국내에서 사용하던 WCDMA 단말기와 전화번호 그대로 문자메시지 발·수신 및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국제 영상전화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휴대폰마다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fy Module)칩을 장착하고 있는 것도 WCDMA의 또 다른 특징. 기존 CDMA는 단말기 일련번호나 인증키 등을 통해 사용자 인증이 실시됐던 것과 달리 WCDMA에서는 USIM칩으로 사용자를 인증하고 인증된 칩만 있으면 단말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USIM칩에는 전화번호부와 문자메시지(SMS) 내용 등을 보관할 수 있어 단말기 교체 시에도 별도로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카드를 사용해 보안성을 높였기 때문에 금융인증서 등을 넣고 다니면서 안전하게 금융거래도 할 수 있다.
◇급증하는 설비 투자=올해부터 3세대 이통서비스가 확산되고 휴대폰 성능이 고급화되면서 기지국을 비롯한 대·소형 중계기와 안테나, 제어국 등 주요 이동통신 설비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통신전문가들은 무선환경이 열악한 건물 밀집지역이나 도심지역에까지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장하는 외부 중계기 수요의 경우 오는 200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328만대에 60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시작된 WCDMA 중계기(기지국 포함) 부문 투자금액만도 KTF 7800억원, SK텔레콤 5700억원 등 모두 1조3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시험망 구축장비 발주를 시작한 KT·SK텔레콤의 와이브로 중계기와 티유미디어 등의 DMB 중계기 물량까지 합치면 총 투자규모는 최소 1조5000억∼2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도 상반기에 EVDO rA 장비업체를 선정하고 올 한 해에만 800억원 등 향후 3년간 총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세대 네트워크 플랫폼=3세대 이동통신(WCDMA·HSDPA)을 위한 네트워크 플랫폼은 IP멀티미디어 서브시스템(IMS)으로 요약된다. 서킷 스위치와 소프트스위치에 이은 3세대 스위칭 시스템인 IMS는 음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구조로 통합하고 이를 IP 네트워크에 고정된 장치로 전달하는 기술. 당초 3G 시스템에 맞춰 설계됐지만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IP망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차세대 부가통신사업 부문으로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IP와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 등 표준 인터넷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게 특징. 그러나 교환기와 지능망으로 구성되는 시스템 구조는 비슷하지만 표준화된 IP 기술 기반이라 교환기를 중심으로 한 통신장비업체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0년께 현재의 1억달러의 10배인 1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 이통사들도 IMS 전환이 빨라 장비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EVDO 서비스부터 코어망을 IMS로 구축해온 SK텔레콤은 최근 IP 기반의 대용량 교환기인 콜세션컨트롤펑션(CSCF) 구축에 나섰으며 KTF도 올해 IMS 구축에 대략 100억∼1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경쟁 돌입=올해 들어 WCDMA와 EVDO rA를 비롯해 휴대인터넷(Wibro),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3세대 이동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CDMA 투자 이후 7년여간 유지보수 물량에만 의지해온 통신장비 업체들에 재도약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특히 WCDMA 중계기의 경우 SK텔레콤과 KTF 시장을 놓고 쏠리테크·씨앤에스마이크로웨이브·SK텔레시스·단암전자통신·위다스·동원시스템·지티앤티·네오텔레콤·에이스테크놀로지·엠티아이·하이웨이브·에프알텍·영우통신·넥스트링크 등 수십여개 업체가 장비공급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IMS 시장도 IT서버 업체, 중견 솔루션 업체 등이 가세하며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삼성전자·LG-노텔·텔리아소네라·루슨트테크놀로지·NEC·화웨이 등 장비업체뿐 아니라 IBM·HP 등 서버업체 등도 한 축을 형성하는 추세며 이들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또 시스템의 상당수가 표준 기반으로 전환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의 대용량 교환기 프로젝트를 국내 중견업체인 텔코웨어가 수주한 것을 비롯해 이루온(옛 소프텔레웨어)·텔코웨어·브리지텍·뉴그리드테크놀로지 4사는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국내외 IMS 프로젝트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관계자는 “3세대 WCDMA 투자를 시작으로 수천억원대 규모의 초대형 무선통신 프로젝트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 CDMA 기술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검증됐기 때문에 국내 장비업체들이 상용화 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치면 일본·유럽·중남미 등 해외 진출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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