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관리(HRM)를 주목하라.’
임직원의 인사·교육·채용·급여·복리후생·조직관리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HRM 솔루션이 금융권서 각광받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근 HRM 솔루션을 5개 산하 계열사에 통합 구축하기로 했으며, 동부생명·푸르덴셜생명도 HRM 도입을 위해 솔루션 업체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있다.
HRM이 금융권에서 부각되는 것은 금융시장 개방, 금융기관 간 합병 등 외부환경 변화와 연관돼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인적자원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 민간기업에서는 초기 시장단계인 HRM이 공공에 이어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제2 금융권으로 수요 확산=지난해 기업은행·하나은행·신한금융지주 등 제1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HRM 시스템은 지난 4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HRM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업계 전반에 확산될 조짐이다.
비씨카드에 이어 동부생명·프루덴셜생명 등 제2 금융권도 HRM 시스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3∼4년 전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의 HR 시스템을 도입했던 증권 업계를 중심으로 올해는 HR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금융업의 통·폐합화에 따른 통합인사시스템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는데,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회사는 지주 전체 인사관리 및 서비스 질적 향상과 인사관리 업무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5개 계열사 시스템을 통합할 예정이다.
◇타업종으로 확대 추세=최근 대부분 금융 업체들은 웹을 통한 HRM 인사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은 HRM 도입을 통해 △인사활동 관련 비용 절감 △구성원의 인사 서비스 시간 단축 △인사업무 질 제고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적 자산을 구성원과 연계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HRM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다.
금융기관이 전사자원관리(ERP) 등 일반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던 기업용 솔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HRM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그동안 바젤II와 같은 금융 전문 솔루션에만 관심을 보이던 금융기관이 변하고 있는 조짐이다.
대표적 HRM 업체인 화이트정보통신의 김진유 사장은 “제1금융권에 이어 증권사 및 카드 업계에서도 HR 프로젝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솔루션 업체 윈백 전쟁 치열=금융 HRM이 각광받음에 따라 솔루션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ERP 업체인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 그리고 국산 HRM 전문업체 화이트정보통신 간 3파전이 치열하다. 이들 업체 모두 금융시장을 타깃으로 정하고 있으며, 특히 다른 업체의 고객을 빼앗는 윈백 전략도 불사할 전망이다.
김진유 화이트정보통신 사장은 “최근 금융권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한 것을 기반으로 생명보험과 증권 업계를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달 중순께 금융업체 임원급을 대상으로 HRM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 고객을 빼앗기 위한 윈백 전략을 강력하게 펼칠 예정이다.
한국오라클도 윈백에 관심이 많다. 한국오라클은 은행과 보험 업체를 타깃으로 삼으면서 SAP코리아 고객을 빼앗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 회사 김철 본부장은 “피플소프트의 HRM과 시벨시스템스의 고객관계관리(CRM)를 함께 연동해 SAP 고객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