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반도체설계전문업계가 인텔·TI 등 외국 선진업체들의 핵심 마케팅기법인 플랫폼 전략을 활용해 미래시장 개척에 나선다.
플랫폼 전략은 시장 장악력 확보를 위해 선진기업들이 구사하고 있는 방식으로, 아직 중소기업 규모인 국내 팹리스업계는 이를 통해 기업간 협력체제 구축 및 장기적인 M&A를 계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아로직·엠텍비젼·텔레칩스 등 국내 주요 팹리스 업체들이 반도체 단품 위주의 사업을 확대해 플랫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국내 팹리스 반도체설계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펼치는 플랫폼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업체들의 몸집을 키우는 인수합병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아로직(대표 황기수 http://www.corelogic.co.kr)은 자사의 멀티미디어 칩을 기반으로 국내 고주파(RF)튜너 칩 업체들과 제품을 플랫폼으로 구성해 완성품 업체에 제안했다. 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분야에서는 이 두 제품과 베이스밴드까지 플랫폼으로 구성해 완성품 업체에 선을 보일 계획이다. 특히 이러한 플랫폼 전략은 중국 DMB 시장에서 가장 반응이 좋아 중국 시장 확대의 주요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 http://www.mtekvision.co.kr)은 이미지 솔루션 업체로의 변신과 함께 제품을 단품 위주에서 플랫폼 위주로 전환 중이다. 이 회사는 차세대 제품으로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를 기반으로한 머신비전플랫폼(MVP) 개발을 완료했으며, 기존 제품인 멀티미디어칩(MMP)도 카메라와 관련된 프로세서인 카메라시그널칩(CSP)와 시모스이미지센서(CIS)를 묶어 내년부터는 턴키로 고객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휴대폰 미들웨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모바일 OS 솔루션까지 갖춰진 완벽한 플랫폼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텔레칩스(대표 서민호 http://www.telechips.com)도 DMB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플랫폼형태의 제품 공급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MP3 칩과 DAB 솔루션을 하나로 묶은 플랫폼 형태의 제품으로 영국 수출에 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DMB 시장에서도 멀티미디어와 베이스밴드 등을 모두 지원하는 DMB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은 “마케팅을 할 때 플랫폼을 구성해 제품을 시연하게 되면, 완성품 업체들은 보다 편리하게 제품을 채택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보인다”며 “업계 간 협력은 여러 가지 전략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수 있지만, 플랫폼을 구성하는 것도 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