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양대 IPTV 시범사업이 모두 ‘절름발이’에 그칠 전망이다.
KBS·MBC·SBS·EBS 지상파 4사는 최근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통신융합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방송위원회가 준비해온 IPTV 시범사업에 참가하지 않기로 내부 의견을 정리했다. 이에 앞서 지상파 4사는 정보통신부가 8일 사업자를 발표한 광대역통합망(BcN) 시범사업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방송위원회의 IPTV 시범사업은 당초 이달 공고를 내고 사업자 신청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 상황대로라면 네트워크사업자인 KT는 물론이고 지상파방송사까지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각각 준비해온 IPTV 시범사업은 모두 ‘절반의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이상요 MBC 기획팀장은 “특정 부처의 시범사업에만 참여할 수는 없다”며 “이번 조율은 불참이 아니라 방송위와 정통부가 서로 정책적 조율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치형 EBS 팀장도 “정통부와 방송위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융합위원회 관계자는 지상파 4가 어느 한쪽 사업에만 참가하면 특정 부처를 지원하는 형국이 된다며 이번 내부의견 조율 배경을 설명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양측이 모두 불참하면 별도로 콘텐츠를 확보해 케이블TV 사업자가 소유한 아파트랜 등에서 수용자 반응 중심의 IPTV 시범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상파 4사 가운데 SBS는 IPTV의 비즈니스 활용 가능성과 수용자 반응을 함께 확인한다는 계획 아래 마지막까지 IPTV 서비스가 포함된 정통부의 BcN 시범사업 참여를 타진했으나 결국 지상파 4사 공조의 틀을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두 부처 및 기관의 IPTV 시범사업에서 지상파의 참여는 기껏해야 주문형비디오(VOD)에 그칠 것”이라며 “현재의 IPTV 정책 혼선에 대한 책임은 나중에 두 부처가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