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G)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단말기 시장이 비상(飛翔)을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 KTF 등 주요 이동통신사를 비롯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2분기 중 영상통화는 물론 WCDMA보다 4∼5배 가량 속도가 빠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영상통화 시대 개막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음성통화를 즐기는 영상통화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국내 WCDMA 시장 현황=지난 2004년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에 도입된 3세대 WCDMA 시장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3월 말 현재 국내 WCDMA 서비스 가입자는 약 1만500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전국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3834만2000명 중 WCDMA 가입자 수는 1만2000여 명을 기록했다. 이는 휴대폰 사용자의 0.031%에 불과한 수치다. 1만 명 중 한 명만이 WCDMA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WCDMA 시장이 이 처럼 예상 밖의 부진을 보인 것은 콘텐츠가 서비스 및 기술진화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 서비스 품질에 비해 높게 책정된 통신요금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휴대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업계의 연간 매출은 17조8000억원대이지만,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는 9100억원대에 불과하다”며 “특히 3세대 핵심 서비스로 불렸던 영상통화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가격이 높게 책정돼 이용률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상통화를 종량제로 쓸 경우 10초당 120원씩 10분에 7000원 이상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심카드(USIM카드) 방식에도 불구하고 USIM카드를 다른 휴대폰에 옮겨 사용할 수 없는 점 또한 시장 활성화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번호이동의 불편함과 커버리지 문제도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WCDMA 서비스에 가입하려면 ‘010-4XXX’라는 새로운 번호를 받아야 한다.
◇제조사, HSDPA에 승부수=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은 HSDPA 단말기에 승부를 건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KTF 등 주요 이통사들이 WCDMA를 거치지 않고 곧 바로 HSDPA 서비스 가입자 유치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1모델의 WCDMA 단말기(모델명 W120)를 시판중인 삼성전자는 이달 국내 최초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시장선점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기존 WCDMA 휴대폰에 비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동기-비동기간 핸드오버(Handover)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WCDMA 지역에서 음성통화를 하다 CDMA 서비스 지역으로 이동하더라도 끊김없는 통화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WCDMA 및 HSDPA 단말기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 않는 LG전자는 오는 6∼7월께 SK텔레콤 및 KTF를 통해 단말기를 출시한다.
LG전자가 선보일 HSDPA 단말기는 슬라이드 디자인에 듀얼밴드듀얼모드(DBDM)를 지원한다. LG전자는 올해 중 1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DBDM 단말기를 위해 2가지 칩을 사용할 것”이라며 “싱글밴드싱글모드(SBSM) 휴대폰 개발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팬택계열의 경우, 국내 HSDPA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되는 내년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