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소프트웨어(GS) 인증은 SW에 부여하는 단순한 품질인증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한국SW의 경쟁력을 대변하는 마크다.’
SW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육성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산SW의 품질을 보증하는 GS인증이 SW산업의 키워드로 부상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각종 테스트를 통해 SW의 품질을 보장하는 일종의 국가 공인 품질인증 마크가 품질인증을 넘어서 우수 SW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W업체들은 GS인증을 발판으로 국내 공공기관과 민간시장은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도 통하는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품질로 승부한다=국내 SW시장을 외산SW업체들에 내준 것은 바로 국산 SW업체들의 영세성과 제품의 품질 저하 때문이다. 여기에 저가 경쟁에 따른 수익 악화는 토종 SW산업에 끊지 못할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결국 국내 SW업체들이 선택한 것은 연구개발(R&D)을 통한 품질 개선이다. 어렵더라도 품질 개선을 통해 정면 승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싹텄고 정부도 인식을 같이해 만들어낸 것인 바로 GS인증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GS인증 제품에 대해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를 시행했다. 2000년부터 시행돼 온 GS인증마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 중소 패키지 SW 업체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맞춰 국내 SW업체들은 서둘러 GS인증을 획득했다. 이같은 조치를 취한 지 불과 1년 만에 얻어낸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정부의 우선구매제도에 따른 구매건수가 19건에 달했다. 이와 별도로 GS인증제품의 공공기관 납품건수만 지난 한 해 2124건, 금액으로는 540억원에 달한다.
GS인증 검사를 맡고 있는 TTA에 따르면 지난해 GS인증을 받은 국산 SW는 134개. 이는 이 제도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01부터 지난해까지 인증을 받은 총 SW(118개)보다 많은 숫자다. 그만큼 올해 들어 GS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500개가 넘는 국산 SW가 GS인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종진 GS인증사협의회장은 “제품 개발 시 GS인증 요건을 우선 고려한다”면서 “GS인증을 받은 제품은 단순히 품질이 보증된 것이 아니라, 명품 SW라는 인식을 줄 수 있을 만큼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제도 강화=정부 차원에서 SW 최대 수요처인 공공기관의 GS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데 적극 나섰다.
김병수 정보통신부 SW정책팀장은 “최근 공공기관의 가장 큰 사이트인 전자정부 프로젝트 SW 기술평가 때 GS인증 제품에 가산점을 부여키로 했다”면서 “각 부처가 프로젝트 발주 시 GS인증 SW를 우선 구매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최근 중소 SW기업의 시장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공공 SW사업자 선정 평가항목에 중소기업 GS 인증제품 적용 여부 및 규모 등을 신설·반영하는 ‘SW 기술성 평가기준’에 관한 고시를 개정, 시행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SW 기술성 평가기준 대항목 중 전문 업체 참여 및 상호 협력 부문의 배점을 기존 10점에서 15점으로 늘리면서 GS인증제품 적용여부 및 규모에 5점을 배점했다.
이와 별도로 성능보험 가입, 구매자 면책, 중소기업청 성능인증 시 GS인증제품 성능검사 면제, 전자정부 기술제안서(RFP) 평가 시 가산점 부여, 공공기관 정보화지수 평가 시 가산점 부가, 기획예산처 세출예산집행 지침에 GS인증제품 분리발주 권고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시행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공공기관도 GS인증 SW 구매에 적극적이다. 외산 SW와 비교해 품질만 보장된다면 국산 SW를 우선 구매하겠다는 입장이다. 외산을 선호했던 종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강재화 공공기관발주자협의회장은 “GS인증제도가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는 구매기관이 신뢰를 갖고 도입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GS인증 발판 세계 시장 노크=정부와 업계는 GS인증제도가 국산 SW의 글로벌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SW시장에서 테스트 마켓으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에서 확실히 품질 인증을 받으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은 “GS인증은 ISO/IEC 9126, 14598, 12119 등 국제표준을 준용한 한국형 평가모델로 SW성능 테스트에 관한 한 국제기준에 뒤지지 않는다”며 “GS인증은 국산 SW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GS인증 어떻게 받나
GS인증은 정부 지원하의 제3자 품질평가 체계를 통해 부여하는 SW 품질마크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국내 SW 완성도를 평가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사용성·신뢰성 등을 갖춘 제품에 부여한다. 국산은 물론이고 외산도 GS인증을 받을 수 있다.
GS인증을 받으려는 기업은 TTA와 상담을 하고 계약을 진행한다. 기업은 TTA와 시험 상담에 들어가 시험 범위와 일정을 협의한다. 이후 수수료를 산정하고 규격서 및 합의서를 작성한다. 계약이 이뤄지면 시험 항목을 결정하고 상호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치며 상담과 계약이 끝나면 본격적인 시험에 들어간다.
TTA는 시험환경을 설정하고 SW 분석에 돌입한다. 자동화된 방법으로 시험에 들어가고 중간에 오류가 발견되면 결함 리포트를 작성하며 TTA는 이 결함에 대해 해당기업에 제품 개선을 요구한다.
해당기업이 오류를 수정하고 제품을 개선하면 시험은 다시 이어지며 각 SW의 특성에 맞는 시험이 이어진다. 시험이 끝나면 시험 결과서와 평가결과 보고서·사용자 설문·분석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TTA는 인증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증 여부를 결정하고 여기서 통과된 SW는 인증서와 인증 로고가 발급된다. 인증 내용이 공지되며 사후 관리에 들어간다. SW 크기와 종류에 따라 1∼8주 동안의 시험이 수행되며, SW 유형별로 200∼8000개의 테스트 케이스를 개발, 적용한다. 시험 과정에서 결함 발견 시 평균 4회, 최대 12회의 제품 보완기회 제공 및 재시험이 가능하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기고: GS품질 인증·우선구매제도 정착시키자
-조풍연 GS인증사협의회 회장
정부의 GS인증제품 우선구매가 시행된 지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1년 동안 무려 400개에 달하는 GS인증제품을 기획예산처·국회·국가보훈처·공정위·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서 우선구매했다. 또 통합발주 시 GS인증제품 가점 부여제도 권고, 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와 GS인증사협의회가 ‘GS인증제품 우선도입검토 및 공동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제도와 민간 차원의 협력분야에도 가시적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IT서비스 업체들이 GS인증제품에 대한 단위 프로젝트별 도입비율을 높이고 있어 품질 중심의 SW선택 환경도 조성중이다.
여기에 GS인증을 획득한 많은 SW가 동남아·미국·남아메리카 등지로 수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이 같은 성과에 빗대어 보면 SW가 수익성과 비전 없는 분야라는 지금까지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미래가 밝은 산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MS·IBM·HP·SAP 등 10대 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 업체는 홈네트워크·RFID·IPTV·WIBRO·DMB 등의 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SW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인증제품은 공공시장에서 민간시장으로 민간시장에서 외산업체의 텃밭인 금융시장으로 확대해야 할 시기다. 아직도 국산 SW를 금융기관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안정성이라는 문턱에 걸린다. 예전에는 국산SW 품질이 외산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막연한 우려일 뿐이다. SW품질뿐 아니라 제품기술 변경, 제품을 이용한 응용개발, 문제발생 시 대처능력, 개발노하우, 지원인력, 유지보수 등 많은 부분에서 외산이 따라올 수 없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작업을 토대로 발주·가격 등 기업의 성장에 장애가 되는 제도를 정비하고 법제화해야 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우선 IT서비스업체의 GS인증제품 도입률에 의해 가점을 부여해 다른 사업 참여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통합발주 시 전체 사업비중 가운데 GS인증제품의 비중에 따른 가산점을 주고, 분리발주 시 GS인증제품에 대한 우선구매 구조를 체계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 발주기관의 IT 전문인력 증원이나 원가책정기관, RFP 검토·제작기관, 예산 심의기관, 패키지SW 수급기관, 정보화 평가기관, 정보화 발주·감리기관 등 전문기관의 신설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존 기관과 상호 밀접하게 물 흐르듯 연계된 정보화계획 및 발주, 개발 등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본다.
최근 정통부는 SW진흥단을 만들고 정부 차원의 SW산업육성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욱 튼튼한 제도적 뒷받침과 의지를 통해 GS인증제품이 경쟁력 있는 국산SW를 대변하는 위치를 다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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