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협력사와 조화롭게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 지사장으로 선임된 우미영 사장(39)은 다국적기업으로서 역할이 중요하다며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 사장은 취임 소감을 묻자 “최근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 알았던 고객에게 축하인사를 받고 기뻤다”는 말부터 꺼냈다. 10년이 지났지만 잊지 않고 전화를 해 준 고객에 대한 고마움의 뜻도 있지만 지난 15년 동안 정보기술업계에서 지냈던 감회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평균적인 글로벌 컴퓨팅 업체의 국내 지사장과는 다르다. 보통 해외파 출신이거나 한국IBM 혹은 한국HP 등 대형 컴퓨팅 업체의 임원들이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우 사장은 국내 벤처기업인 나눔기술에서부터 시작해 다국적 지사장이 된 흔치 않은 경우다.
그동안 나눔기술, 아이티플러스를 거쳐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에 이르기까지 맡은 업무도 다양했다. 마케팅, 영업, 채널관리 등 회사에서 주요한 업무는 다 맡아봤을 정도로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우 사장은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 3년 동안 3000명의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그쯤 되니까 장사가 자동으로 되더라”하며 웃었다. 일주일에 10회 이상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다녔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로 옮겨서도 그의 활동은 남달랐다. 지난해 중순부터 11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지사장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많은 변화를 주도했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분기별 실적을 채웠으나 이제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비중을 황금비율이라 불리는 50대 50으로 맞췄다. 우 사장이 늘 강조하는 영업의 파이프라인이 구체화되며 가동되기 시작한 것.
“실제 잠재고객이라 할 수 있는 영업 파이프라인을 올해 1월 초와 4월에 비교해보니 그 숫자가 2배가 넘었을 정도다.”
그는 점점 두터워지고 있는 고객층이 큰 자산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우 사장은 이제 자의반 타의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현재 IT업계 지사장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여성 지사장 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글로벌 기업인 시트릭스시스템스 내에서도 유럽과 아시아 통틀어 유일한 여성 지사장이어서 더욱 주목받을만하다.
그는 이런 얘기에 담담하다. 우 사장은 “솔루션 비즈니스는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섬세하게 이해할 부분이 많다”면서 “꼼꼼하게 챙길 수 있는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필요하다”고 자신했다. 그의 별명은 ‘살인미소’다. 늘 웃으면서도 정확히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붙여진 애칭이다. 그는 이제 남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외국 지사와 국내 협력업체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