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게임 전시회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80여개 국에서 400여 업체가 1000여 가지 게임을 출품, 개막 첫 날부터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E3 전시회의 관전 포인트는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격돌 △한국산 온라인 게임의 비상 △PC게임의 부할 등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차세대 콘솔게임기 2차전=E3 2006은 지난 E3 2005에 이어 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 타도’를 외치며 절치부심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개막 하루 앞서 열린 MS 글로벌 브리핑에 직접 참석, ‘라이브 애니웨어(Live Anywhere)’를 발표했다.
이는 MS의 차세대 게임기인 X박스 360 사용자와 윈도 비스타가 구동되는 PC 사용자, 그리고 휴대전화 사용자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는 MS의 시나리오로 이번 E3기간동안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일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도 개발 중인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다. 구타라기 켄 사장은 “올 11월 초 전 세계에 선보일 PS3는 MS의 X박스 360과 정면 대결을 벌여 게임 업계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닌텐도도 올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인 차세대 게임기 ‘위(Wii)’를 처음 발표하는 등 E3전시장은 차세대 게임기 전쟁으로 뜨겁게 달궈진다.
◇국산 온라인게임도 가세= 그동안 수년간 내부역량을 쌓아온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이번 E3기간동안 게임코리아의 위상을 떨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이다. 엔씨소프트·웹젠·예당온라인 등 3개사는 독립부스를, 네오위즈 등 16개 업체는 한국공동관을 통해 국산 온라인게임의 세계화를 모색한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아이온(AION)’을 처음 선보이고, `길드워 챕터3` 등의 대작 게임을 내놓는다. 국내 업체로는 최대 규모로 참여하는 웹젠은 ‘썬’과 ‘헉슬리’, ‘프로젝트위키’ 등의 차기작을 전시한다. 올해 처음 E3에 참가하는 예당온라인은 간판 게임인 ‘프리스톤테일’의 후속작 ‘프리스톤테일2:이니그마’를 첫 공개한다.
지스타조직위원회가 마련한 한국공동관에는 네오위즈 등의 온라인 게임업체와 게임빌 등 모바일 게임회사, 주변기기 업체 등이 참여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 네오위즈의 ‘알투비트’, 윈디소프트의 ‘인피니티’, 엔도어즈의 ‘군주온라인’, 게임하이의 ‘데카론’, ‘서든어택’ 등 국내에 서비스 중인 게임이 해외 진출을 타진할 예정이다.
◇PC게임 부활할까=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에 밀려 사장될 위기를 맞았던 PC게임이 이번 E3전시회를 계기로 부활을 시도한다. PC메이커들이 차세대 PC게임에 적합한 PC를 E3기간 동안 선보임에 따라 화려한 그래픽를 자랑하는 PC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스트저널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메이커인 델은 15개 가량의 게이밍 컴퓨터를 선보이며 부두 컴퓨터, 팔콘노스웨스트 등도 게임에 적합한 다양한 PC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함께 게임메이커인 일렉트로닉아츠(EA), 유비소프트 등도 다양한 PC게임을 선보이며 비디오게임과 온라인게임에 억눌린 PC게임의 부활을 이끌 계획이다. E3는 최소한 향후 2년간의 게임업계의 트렌드가 결정되고 앞으로 주류를 이룰 플랫폼도 공개되기 때문에 이 행사에서 고사양 게이밍 컴퓨터와 PC 게임 타이틀이 대거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제 그 뚜껑이 열린만큼 바이어 및 게이머의 냉철한 결정만이 남았다.
LA(미국)=이진호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