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전 국민의 대대적인 관심을 받았던 판교 청약이 무사히 끝났다. 인터넷 동시 접속자가 몰려 인터넷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다행히도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무사히 인터넷 판교 청약이 완료된 것은 은행이 청약시스템을 미리 준비하고 별도로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쳤던 덕분이다. KB국민은행(은행장 강정원)의 판교 청약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판교 청약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인터넷뱅킹 시스템 내에 부동산 청약 부문이 있지만 판교 분양만을 위해 별도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한 것. 웹애플리케이션서버는 BEA 제품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며 기존 뱅킹 시스템과는 아예 별도로 분리했다.
판교 청약시스템은 1시간당 최대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보통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시간당 3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던 것과 비교하면 부동산 청약만으로 10만명을 수용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KB국민은행은 3개월간 테스트를 했다. 청약에 앞서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었다. 은행 측은 이를 위해 청약 한달 전 머큐리인터액티브코리아의 성능부하 테스트 솔루션인 ‘로드러너(LoadRunner)’를 도입했다. 판교 청약에 최대 2000명의 접수자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한 국민은행은 로드러너 솔루션을 통해 실제 접속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가상의 상황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KB국민은행은 수천, 수만명이 접속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상황을 미리 진단하고 분석했으며 시스템 조정을 통해 응답시간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다.
KB국민은행은 청약 불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보상비용 및 인력비용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판교 청약시스템으로 수십억원에 이르는 직·간접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터뷰-신용채 팀장
“고객들이 KB국민은행을 믿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것이 의미가 큽니다.”
신용채 팀장은 이번 판교 청약시스템을 활용, 처음 대대적으로 실시한 인터넷 청약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KB국민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무엇보다 인터넷 청약 정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으로 청약을 하지 않고 고객들이 영업점 창구로 갔다면 창구가 혼잡했을 텐데 그런 문제가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터넷 청약 접수가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004년 4월 중동 아파트 청약 당시에는 인터넷 청약 접수율이 창구 대비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판교 청약의 경우 인터넷 접수가 전체 청약 접수의 87%를 차지했다. 나머지 13%만이 창구·모바일·ARS전화를 이용한 것이다.
신 팀장은 “오는 8월과 그 이후에 실시될 중대형 평형 및 토지, 주상복합 청약 시스템에도 이번에 효과를 봤던 성능부하 테스트를 실시해 전산 장애를 사전에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