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차세대 먹거리임은 분명하다. 우리의 현주소를 알았다면, 이제는 이같은 현실을 토대로 발전적인 모습을 그려야 한다. 선진 시장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차근차근 매진해야 할 때인 것이다. 3부에서는 5회에 걸쳐 ‘대한민국 로봇, 실체찾기’를 싣는다. <편집자주>
1990년 MIT 인공지능연구소 핵심인력들이 설립한 미국 아이로봇(iRobot)사는 군사용, 산업용, 연구용 로봇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2002년 청소로봇 ‘룸바’를 내놓았다. ‘룸바’는 세계적으로 판매된 누적대수가 150만대를 넘은 것을 비롯, 타임지와 USA투데이, 비즈니스위크는 각각 ‘최고의 발명품’, ‘올해의 상품’에 선정하며 찬사를 보냈다.
아이로봇은 여기에 힘입어 지난 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으며, 청소로봇 이외 다양한 생활로봇을 통해 로봇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청소로봇 시장성=이렇게 청소로봇은 지능형 서비스 로봇 중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분야로 통한다. 휴머노이드나 애완용 로봇, 비서 로봇이 일부 나와있으나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세계 청소로봇 시장은 매년 80% 이상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국제로봇연맹(IFR)과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청소로봇 시장은 2005년 75만대 규모에서 2006년 90만대, 2007년 130만대, 2008년 140만대, 2009년 250만대, 2010년 4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전자산업협회(JEMA)가 발표한 청소기총수요 보고서와 비교하면 전체 청소기 수요 중 청소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에는 1.1%에 불과하지만, 2010년에는 5.3%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2005년 3만대 수준이던 청소로봇 시장은 2008년 10만대를 넘어 2010년에는 3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 경쟁력 높아=청소로봇이 숫적인 의미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현실화되면 비서 로봇이나 안내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를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소비자 조사결과에서도 청소로봇을 통해 로봇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인 대신, 친숙한 생활도구로 인식하게 됐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청소로봇은 국내 로봇 업체들로서도 ‘전문분야’다. 유진로봇을 비롯, LG전자, 마이크로로보트, 한울로보틱스 등 줄잡아 20여개에 이른다. 이미 일부 업체들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해외 수출까지 했을 정도다. 유진로봇 김영재 이사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은 우리가 뒤져 있지만 청소로봇은 기술로나 시장 성장속도로나 선진 수준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청소로봇의 성능을 측정,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해 KS규격으로 제정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덕분에 업계에서는 ‘태권V’ 보다는 청소로봇을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소로봇을 시작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여타 응용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로봇은 로봇의 축소판=기술적으로도 청소로봇은 ‘로봇 완결편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로봇의 핵심은 흡입력이지만, 주행능력이나 위치 파악 능력, 제어능력도 중요하다. 같은 자리만 계속해서 청소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주행의 정확도를 높이고 주행 오차를 최소화하는가 하면, 좌-우, 위-아래 격자 패턴과 같은 자체 주행방식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어떤 형태로건 ‘이동성’이 모든 로봇의 기본 기능이 될 것이라고 볼 때, 국내 업체들의 주행 및 위치 파악력은 잠재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장애물을 감지해 우회할수 있는 능력이나 모터, 배터리 개발력도 마찬가지다. LG전자가 청소로봇을 사용할수록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는 점을 감안해 메모리 현상이 없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개발했고, DC모터의 브러쉬가 닳으면서 탄소알갱이가 배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브러쉬리스(Brushless) 모터를 채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장기적으로 카메라 모듈과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내장되면 청소로봇이 단순한 청소도구가 아니라, 홈네트워크(홈케어) 환경의 핵심 기기로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이크로로보트 김경근 사장은 “청소로봇에서 쌓은 기술력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업체 탐방(6)로보스타
로보스타(대표 김정호 http://www.robostar.co.kr)는 LG산전 출신인 김정호 사장이 LG산전의 자동화사업부문을 인수해 만든 로봇전문회사로 국내 전문업체중 최대규모다. 제조용 로봇, 평판디스플레이용 로봇, 정밀스테이지가 주요 사업축. 꾸준한 노력 끝에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주요 제조용 로봇의 국산화에 성공, 일본 제조로봇 전문업체와 어깨를 견줄 국내 기업으로 손 꼽힌다.
그 결과 2001년 52억원에서 2003년 152억, 2005년 270억, 올해 410억원으로 매출의 급성장을 거듭해온 이 회사는 삼성전자, LG전자, LG필립스LCD, 현대 기아차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탄탄한 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올해엔 7세대 LCD 이송용 로봇을 생산라인에 공급, 매출과 수익성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초정밀 로봇으로 기존 사업부문의 지속적 성장을 담보하고 보안로봇과 헬스캐어 로봇 등을 새롭게 개발, 서비스 로봇 분야로의 진출도 준비를 시작했다. 기존 분야에서도 초정밀 위치제어 기술을 중심으로 LCD반송용 로봇, 부품검사장비 등으로 2008년 700억원(로봇사업부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엔 미국과 유럽의 판매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체제에 돌입한다. 지금까지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지에 판매망을 확보해 왔으며 내년 유럽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해외 수출 목표는 현재 매출의 10%에서 2008년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로보스타는 국내 거점으로 안산 안산데콤 단지에 연면적 2300평의 신사옥을 완공했다. 신사옥은 반도체, FPD공정, 나노와 같은 차세대 미래산업의 초청정 환경기준을 적용한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등 최적의 제조 및 개발환경을 구축, 30%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김정호 사장은 “7세대 LCD로봇을 개발해 올해와 내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첨단 제조로봇 개발로 국내 수입되는 제조로봇을 대체하면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매출과 수익 모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조로봇 시장의 성장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차원에서 올해말부터 서비스로봇 분야에 새롭게 진출, 내년쯤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보스타는>
인원(연구인력) 150명(60여명)
설립 1999년
2006년 매출목표 410억원(2005년 270억원)
제품군 로봇(LCD 이송용로봇, 직각좌표 로봇, 스카라로봇 등), 정밀시스템(전자부품장비, 정밀스테이지)
회사비전 초정밀 위치제어기술을 중심으로 산업용·평판디스플레이용 로봇과 초정밀 스테이지 제조장비. 서비스로봇 신규사업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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