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존해법-경영 혁신과 퇴직연금](3)막 오른 퇴직연금시대

퇴직연금제도 도입 5개월이 지나면서 기업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기업 퇴직연금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퇴직연금스쿨’ 교육 현장.
퇴직연금제도 도입 5개월이 지나면서 기업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기업 퇴직연금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퇴직연금스쿨’ 교육 현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퇴직연금 유형별 적립금 및 계약건수

지난해 12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5개월이 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 퇴직연금 시장은 계약건수 5140건, 가입 종업원 수 4만1704명에 총 적립금액은 534억원에 달한다.

초기 시장 형성을 우려하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퇴직연금시장은 매월 50% 이상 성장했다. 절대액 기준으로는 국내 대기업 한 곳의 퇴직금 추계액 수준에 불과하지만 기존 퇴직보험(신탁) ‘상품’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퇴직연금제도가 하나의 ‘제도’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다 보니 기업체의 인식이나 제도상 부족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퇴직연금의 걸림돌=“퇴직보험(신탁) 유예기간이 있는데요.” “국민연금하고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노사동의가 필요한데, 복잡하게 뭘.” “시스템은 완전히 갖춰졌나요.”

올 초 기업체가 약속이라도 한 듯 내미는 한결같은 질문이었다. 도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의문점이다.

이는 뚜렷한 홍보전략과 조기 정착을 위한 시스템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기존 퇴직보험과의 차별성을 알리지 못해 수요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법정퇴직금이 있는 우리나라는 근로자 복지, 기업의 인재유치를 위해 시작된 외국의 퇴직연금제도와는 현실적으로 다르다.

외국에서는 의료보험이나 퇴직연금제도 등 복지제도가 회사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이지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제까지 기존 퇴직금제도에 익숙해져 있는 근로자와 기업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제도적 뒷받침 필요=하지만 퇴직연금을 단순히 퇴직금제도의 한 형태로만 볼 수는 없다. 퇴직연금은 △기업 인재확보와 유지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부채 △저출산·고령화 현상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제도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업 담당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정책적인 지원은 구체적으로 세제혜택을 말하는 것으로 크게 법인세 부분과 직원 개개인의 퇴직소득세·연금소득세·소득공제 요건 등이 포함된다.

현재 퇴직연금제도는 법인세 부분은 기존 퇴직보험의 혜택과 동일하고 그나마 새로 추가된 근로자소득공제는 회사 부담금 이외에 자발적 추가 부담금 부분에만 일부 적용되는 수준이어서 기존 퇴직금제도에 비해 세제상 이점이 크지 않다.

◇도입 본격화 기대=다행히 초기 우려와 달리 중소기업과 외국투자기업 중심으로 퇴직연금제도 검토와 도입 작업이 활발하다. 올해 안에는 공기업의 퇴직연금제도 도입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대기업도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검토는 대부분 끝나 있는 상황이어서 정책적인 지원이 추가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업 경영진은 물론이고 종업원들도 퇴직연금제도의 본질과 도입 필요성에 대해 서서히 눈을 떠가는 모습이다.

따라서 퇴직연금사업자로 나선 금융기관은 구태의연한 영업논리에서 벗어나 제도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도입기업은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현명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 퇴직연금제도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른 시일 내에 도입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본부 pensionfund@miraeasset.com, 정리=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