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혁신엔 내가 짱!’
일종의 특수 소프트웨어인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혁신 툴로 각광받으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제품 생성에서 폐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주는 PLM 소프트웨어는 그동안 대기업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혁신 효과가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생산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중견·중소기업 도입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PLM이 확산되면서 개발 단계에서 만들었던 각종 데이터가 실제 생산단계에 연결되는 PLM의 ‘질적 전환’도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PLM 프로젝트 규모 커져=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R&D뿐만 아니라 생산 부문에도 PLM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사전 컨설팅을 해왔으며, 솔루션 업체와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생산 일부 현장에서 PLM을 적용할 예정이다.
볼보와 GM대우자동차 등도 R&D 분야에 이어 생산 부문으로 PLM 추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이 생산 부문까지 PLM을 확대 도입함에 따라 프로젝트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R&D 단위 프로젝트만 할 때는 몇억 단위에 그쳤으나 생산 부문까지 통합 관리함에 따라 많게는 몇백억 수준의 프로젝트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통합 PLM’ 프로젝트가 대표적. 20여 국내외 R&D법인 개발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100여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PLM 프로젝트 대형화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중소기업들도 도입 나서=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의 PLM 도입도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PLM을 도입하던 중소기업 대부분은 대기업의 공급망관리(SCM)에 엮여 있는 곳으로, 자발적이기보다 대기업의 요구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소기업도 PLM을 전사자원관리(ERP)처럼 필수 솔루션으로 인식하면서 자발적으로 PLM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PLM을 구축한 평화오일스·세종공업·참이앤티 등이 대표적 사례.
박제만 한국IBM 상무는 “제품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고객이 알기 시작했다”며 “그것을 위해서 PLM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생산 주체 중 하나인 중소기업의 PLM 도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PLM 업계 마케팅 총력=PLM의 질적전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PLM 업계도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UGS코리아·한국IBM-다쏘시스템코리아·PTC코리아 같은 외산 업체와 이놉스·성우시스템 등 국산 업체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 가운데 생산 부문의 PLM을 위한 디지털 매뉴팩처링 제품을 갖고 있는 UGS코리아와 한국IBM이 주목받고 있다.
UGS코리아는 특히 생산 부문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까지 지원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SM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UGS코리아는 내달 초 중소기업을 위한 전용 제품 ‘팀센터 익스프레스’를 새로 출시하기로 했으며, 한국IBM도 중소기업 전용 제품 ‘PLM익스프레스’를 갖고 각종 프로모션을 실시할 계획이다.
권경렬 UGS코리아 사장은 “R&D뿐만 아니라 생산과 서비스 등 다른 분야에도 PLM을 공급할 기회가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인수합병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