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제품의 격을 높여 팔아라"

 가전업계에 격상판매(up selling) 바람이 불고 있다.

 디자인과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이종 상품을 동시에 출시해 한 번에 여러 제품의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는가 하면 고급 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고품격 마케팅도 잇따르고 있다. 색상, 디자인, 기술 등을 통일해 이종 상품의 추가 구매율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LCD TV ‘보르도’를 출시한 데 이어 내달 초 ‘보르도 홈시어터’를 출시하기로 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PDP와 LCD TV 등 평판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이들과 잘 어울리는 ‘평면 스피커 홈시어터’를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LCD와 PDP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홈시어터를 추가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디자인이나 브랜드 통일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생활가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에어컨,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에 ‘다마스크’ 문양을 적용해 인테리어를 통일했고, LG전자는 ‘피오레’ 문양으로 통일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영상·음향 가전을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는 ‘애니넷’이라는 신기술을 발표하고 관련 제품 34종을 한꺼번에 출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애플이 MP3플레이어 ‘아이팟’ 판매 호조에 힘입어 관련 액세서리 판매를 늘리고, PC시장에서는 ‘맥켄토시’ 매출을 대폭 올린 것은 대표적인 격상판매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일본 마쓰시타전기산업은 ‘파나소닉디자인’이란 사내 기업을 설립하고, 모든 제품의 모양과 색을 하나로 통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구마 줄기를 캐듯 이종 상품을 줄줄이 구매하는 경향은 최근 가전 제품이 가정의 인테리어 를 좌우하는 소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루이까또즈, 벤츠 등 고급 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잇따라 펼치는 등 이종업체와도 격상판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용어>

격상판매(up selling)=상향이동판매 또는 추가판매라고도 하며 특정한 상품 범주 내에서 상품구매액을 늘리도록 업그레이드된 상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판매활동의 하나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기존의 통돌이 세탁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드럼세탁기를 권유하거나 기존 PDP TV를 보유한 고객에게 홈시어터나 LCD TV를 권유하는 판매활동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