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그래픽카드 피지도 못하고 지나…

 지난해 엔비디아·ATI 등 그래픽 칩세트 업체가 의욕적으로 선보인 ‘듀얼 그래픽카드’ 판매가 지지부진하다. 듀얼 그래픽 시스템은 한 주기판에 2개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이미지 구현 능력을 1.5배 가량 끌어올린 것.

 먼저 엔비디아가 발표한 ‘SLI’ 제품은 인텔 칩세트 기반 주기판에서 구동이 불가능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ATI의 ‘크로스파이어’도 초반 기세와는 달리 이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 출시가 늦어지면서 판매가 정체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그래픽 칩세트 업체는 듀얼 그래픽 적용 PC방을 구축하는 등 확산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가격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픽카드 유통 업계에 따르면 5월 현재 SLI와 크로스파이어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 2개를 패키지로 판매하는 업체는 한 두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 기술이 발표됐을 때만해도 패키지 판매 업체는 10여 곳에 달했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초 할인 패키지를 내놨지만 판매가 저조해 바로 유통을 중단했다”며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으로 2개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보다 고가 제품 1개를 사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품 수급 문제도 듀얼 그래픽 시스템 확산에 불리한 상황이다.

 엔비디아 ‘SLI’ 기술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인텔 칩세트 기반 주기판에서 작동되지 않아 외면을 받고 있다. ATI의 ‘크로스파이어’는 인텔 주기판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정작 그래픽카드 출시가 늦고 지원 주기판이 많지 않아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수스 관계자는 “수급뿐 아니라 듀얼 그래픽 시스템이 듀얼 그래픽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며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도 3D 이미지 구현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