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103)파킨슨병

세계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영화 ‘백투더퓨처’의 주인공 마이클 제이폭스. 이들의 공통점은 ‘파킨슨병’을 앓았다는 것이다. 몸이 뻣뻣해지고 말과 행동이 어눌해지는 파킨슨병은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명, 85세 이상 노인은 100명 중 4∼5명에서 발병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치료방법이 없는 불치병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 KAIST 정종경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의 원인을 유전자 수준까지 해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교수팀은 지난 2005년 7월 파킨슨병의 핵심 원인유전자인 파킨(Parkin)의 유전자 기능을 규명한 데 이어 이번에는 새롭게 ‘핑크1(PINK1)’이라는 유전자 기능을 밝혀냈고 이들 유전자 간 상호작용까지 알아냈다. 정 교수팀은 ‘파킨’을 제거한 초파리와 ‘핑크1’을 제거한 초파리 등 파킨슨병 초파리 모델을 만들어 병의 진행을 확인한 다음, 해당 초파리의 뇌를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절단해 신경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파킨과 핑크1이 망가질 경우 도파민 뇌신경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가 급격히 팽창하고, 결국 세포를 죽이는 ‘JNK’라는 효소를 극도로 활성화시켜 뇌신경세포를 사멸하게 한다는 것을 밝혀졌다. 반면에 파킨 유전자를 과발현 시키면 핑크1이 망가져서 유도되는 모든 파킨슨병 관련 증상을 정상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