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상 1순위로 `팹리스` 떴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불투명한 성공 가능성 때문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도체설계전문업체(팹리스)들이 최근 투자 대상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 관련분야에 투자를 원하는 은행권·창투사 관계자들이 투자대상 1순위로 팹리스 업계를 지목하고 내부적으로 팹리스 반도체설계업종에 대한 전망 및 기술 발전 보고서까지 만드는 등 계획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제조설비를 갖추지 않는 팹리스는 산업의 특성 상 단기간 내 비약적인 성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이익률 또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 기술중심 산업으로 시장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어서 양산체제를 갖출 경우 안정적인 성공도 가능한데다 코아로직과 같은 선두기업들의 활약으로 국내 설계인력의 기술력이 입증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성공 사례가 속출하면서 타 업종에 비해 수익율과 성공율에 대한 확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최근들어 팹리스 반도체설계업종이 주요 투자대상업종으로 올라서는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문업체인 코아리버는 한 사무용품 업체로부터 투자 문의를 받기도 했으며, 지그비 칩 전문업체인 레이디오펄스는 화학 등 다양한 분야 업체들에게 투자 문의와 물론 협력제의를 받은 상황이다.

왕성호 레이디오펄스 사장은 “지그비 칩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자 다양한 곳에서 투자 제안을 해 왔다”며 “투자는 물론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 응용회사를 만들어 함께 협력하자는 제안 등 다양한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팹리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엠텍비젼 등 이미 코스닥에 진출한 팹리스 업체들에는 기관 투자들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가 최근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티엘아이가 심사를 청구하는 등 올 해 신규로 코스닥에 등록하는 업체들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벤처캐피탈 같은 투자 전문 회사들 뿐 아니라 건설과 같은 비IT 업종에서도 IT 분야 진출을 위해 팹리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해 상화마이크로텍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떠올랐던 건설업체 케이알의 경우, 팹리스 업체를 중심으로 추가 투자 대상을 물색 중이다.

 시스템반도체관련 협회 관계자는 “최근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관련 협회 및 전문기관에는 창투사측의 전화 및 방문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팹리스가 투자 대상 1순위로 떠오르고 있어 개발 또한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