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도 브랜드 시대.’
PC업계가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브랜드와 로고를 개발해 이를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텔은 이미 노트북PC에 이어 처음으로 비즈니스 데스크톱PC 플랫폼을 선보이고 이를 ‘v프로’라는 브랜드로 론칭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운용체계(OS) ‘윈도’ 시리즈뿐 아니라 최근에는 ‘미디어센터 에디션(MCE)’을 발표하면서 리모컨 등 전용 주변기기에도 로고를 탑재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주변기기를 포함한 하드웨어(HW) 업체들도 제품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제품과 기술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브랜드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인텔·MS, 플랫폼을 알려라=과거 단품 홍보에 주력했던 PC업체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복합 제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는 HW 가격이 급락하면서 사실상 제품 차별성이 사라졌기 때문.
지난 2003년 처음으로 무선 접속 환경을 크게 개선한 ‘센트리노’를 시작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한 인텔은 2005년 도선·소노마 플랫폼에 이어 올해 초 듀얼코어 CPU를 탑재한 65나노 플랫폼 ‘나파’를 출시했다. 또 이를 아예 브랜드화해 기술 기업임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브’ ‘v프로’를 발표하는 등 데스크톱 플랫폼도 선보였다.
인텔코리아 측은 “다음달 출시되는 벤슬리(코드명)를 시작으로 서버 시장에도 플랫폼 비즈니스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며 “칩세트뿐 아니라 보안 등 SW와 결합한 복합 플랫폼도 선보인다”고 말했다.
‘윈도’의 대성공으로 로고 비즈니스에 재미를 붙인 MS도 지난해 윈도 MCE를 발표하면서 주변기기에도 MCE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인증 로고를 부여하고 있다. 또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윈도 OS ‘비스타’도 발표 이전이지만 이를 탑재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비스타 케이퍼블’ 탑재를 준비중이다.
◇주변기기도 가세=PC 주변기기 업체들도 브랜드 비즈니스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DMB 수신기·디빅스플레이어는 ‘멀티미디어 재생 SW’를 앞세운 브랜드 비즈니스가 한창이다.
삼성전자 HDD사업부는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HDD(메모리가 탑재된 HDD)’에 새로운 로고를 부여키로 하고 특허를 준비중이다. 하이브리드 개념을 적용한 첫 제품인만큼 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멀티미디어 재생기기 업체도 그래텍의 ‘곰플레이어’를 이용한 브랜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온타임텍은 그래텍과 계약을 하고 ‘곰플레이어’ 전용 수신기를 출시했다. 인증을 받은 수신기를 탑재하면 별도 SW 없이 곰플레이어에서 지상파DMB를 감상할 수 있다. 또 디빅스 업체 디비코도 곰플레이어 전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에도 소비자 인지도 확보를 위한 브랜드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외에 지난 4월 출범한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 판매 조합도 회원사가 유통하고 있는 파워서플라이, 그래픽카드 등에 공동 브랜드 부여를 검토중이다.
◇확산 가속화=PC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기존 HW 결합을 뛰어넘어 보안 SW까지 결합하는 등 ‘복합 기술’이 대세를 이루고 시장에서 인지도가 중요해지면서 브랜드의 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AMD 등도 ‘라이브’라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으로 있는 등 신규 업체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자사 플랫폼을 시장 표준으로 구축하려는 각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업체는 특정 브랜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제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