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장비 업체는 ‘부품’에 주목하라.
부품은 생산라인을 구성하는 최소단위. 신뢰성과 기능성이 뛰어난 부품은 라인의 생산성과 불가분의 관계다. 특히 최근에는 좋은 부품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라인에서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현장 엔지니어의 이해가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라인내 부품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부품을 알면 생산성이 확보된다=하이닉스반도체는 부품 전문가 양성을 위해 ‘부품마스터’ 제도를 도입, 최근 생산현장 최일선 직원 가운데 3명을 1차로 임명했다. 부품마스터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부품 계열을 완전히 이해하는 부품전문가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생기면 납품하는 부품업체가 직원을 파견해 처리해야 했으나, 부품마스터 제도가 정착되면 문제 해결시간을 줄이고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동부일렉트로닉스도 생산을 맡고 있는 제조기술팀에 ‘전자정비실’이라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조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정비실은 고가 또는 단종된 부품과 장비를 자체적으로 수리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생산라인의 시간·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최진석 하이닉스반도체 제조본부 전무는 “생산라인에 사용하는 부품을 완전히 정복한다는 것은 장비가동률을 배가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생산 최일선에서부터 진행되는 부품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는 곧바로 생산성 증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좋은 부품을 확보하라=반도체·디스플레이·장비 업체는 내부 부품전문가 양성 이상으로 좋은 부품을 얻기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부품 구매인력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신입사원 때부터 구매입문 교육 및 구매전문가 교육 수료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로써 부품·재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력을 확보, 구매부품과 현장 생산라인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동부일렉트로닉스도 사내 구매전문가와 납품업체 간 협업을 중시하고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측은 “좋은 부품과 원부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 3개 이상의 국내외 아웃소싱 업체에서 제품을 공급받은 후 품질과 장기공급 여부 등을 고려해 제품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군을 형성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재료 업체는 경쟁력 높은 국산부품 발굴을 위해 정부의 부품소재 개발사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증착(ALD) 등 첨단 장비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내 600여 부품업체를 협력사로 두고, 핵심부품은 공동연구까지 진행하고 있다. 아토도 내부적으로 ‘부품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의 고급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케이씨텍은 고성능 장비개발을 위해 아예 장비에 사용하는 부품을 납품할 전문업체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등 경쟁력 높은 부품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디엠에스는 기술인력이 하던 도면 작성 업무를 디자인팀으로 돌리고 핵심부품 재개발과 신소재 개발 등 핵심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품 경쟁력 제고를 ‘원스톱 생산체계 확립의 첫 단추’로 설정해 놓고 ‘구매혁신을 통한 상생경영체계 확립’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해외 경쟁력 있는 부품과 국산 부품을 철저한 검증을 거쳐 도입, 글로벌시장 경쟁력 강화와 상생협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심규호·한세희기자@전자신문, khsim·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