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이천 HCT연구소

HCT의 기술력은 최고 기술기업을 향해 매진하는 연구원들의 손끝에서 창출된다.
HCT의 기술력은 최고 기술기업을 향해 매진하는 연구원들의 손끝에서 창출된다.

 과거에 대한 회한·현실의 땀·미래의 희망이 교차하는 이천 하이닉스단지(구 현대전자단지). 약 32만평의 이 단지에는 현대전자 시절의 사업부 단위 조직들이 분사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맏형격인 하이닉스반도체가 재기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안정을 되찾고 있는 이 단지의 한켠에는 현대전자 당시 제조사업부의 장비 교정과 제품 인증을 맡았던 사업부에서 출발한 현대인증기술원(HCT·대표 이현희)과 부설연구소도 자리잡고 있다.

HCT는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교정·인증분야 중추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반도체품질관리 등을 포함한 환경관리 분야의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HCT연구소는 반도체 전문서비스 중 환경관리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현희사장의 선견지명으로 만들어졌다. 이 연구소는 최근 HCT의 매출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클린룸(공기청정실) 환경 유지관리 대행 서비스·반도체 클린룸 관련 부품사업·환경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기반 조성에 일역을 담당했다.

지난 4월 중국 우시 하이닉스·ST마이크로 합작공장 인근에 설립한 반도체 장비·부품 제작 및 컨설팅 담당 현지법인도 기본 기술은 이 연구소에서 시작된다.

반도체 클린룸을 관리했던 현장 경험과 풍부한 기술력, 뛰어난 박사급 연구진들로 포진된 HCT연구소는 반도체 공정, 신물질 제조 및 인간 복지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초미세입자의 특성을 깊숙히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클린룸 및 대기 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입자 계수기와 입자발생기, 입자 하전장치 등 에어로졸 관련 기기들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과정에서 이 연구소는 ‘최초’ 딱지를 붙일 수 있는 첨단 제품들도 다수 개발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클린룸 내 미세먼지입자 샘플링장치인 ‘버추얼 임팩터(Virtual Impactor)’로, 생산현장에서 실제 채택돼 있다. 또 반도체 클린룸 환경에서 5나노미터 입자까지 측정이 가능한 나노입자 측정장비인 ‘초미세먼지 입자계수기(나노파티클카운더)’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클린룸 관련 측정장비 분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HCT 제품들의 특징은 고객 요구에 맞는 ‘주문형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존 해외업체들의 미세입자 측정 장치들은 기술적, 계량적으로 모두 정형화돼 있어 고객의 환경에 딱 맞는 서비스가 불가능했고, 심지어는 측정장치에 환경을 맞추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러나 HCT는 고객의 환경에 맞춘 측정장치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으며, 연구소 직원을 직접 고객사의 클린룸에 파견하는 사후 서비스를 중시하고 있다.

권용택소장은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올해 시행을 검토하고있는 ‘클린룸 성능평가 인증제도’가 도입되면 효과적인 클린룸 유지관리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높아져 버추얼 임팩터를 중심으로 한 미세입자 측정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향후 클린룸 등의 특수 환경에서 쓸 수 있는 미세입자 측정기 개발에 그치지않고, 일반 대기환경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측정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모든 첨단업종의 기업들이 그렇듯이, HCT에게 있어서도 연구소는 미래 수종사업을 창출하는 요람이다. 국내 반도체 및 LCD 제조업계의 생산비용 절감 및 수율 확대의 열쇠도 이곳에서 조용히 만들어지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또 중단된다. HCT를 최고의 기술기업으로 끌어 올린다는 야심찬 포부로, 오늘도 연구소 직원들의 눈은 빛났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