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으로 국내에 벤처열기가 한창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최근 한국 벤처투자를 적극 타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의 한국내 벤처캐피털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최근 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향후 2년간 집중 투자에 나서기로 한데 이어 일본 주요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업체들도 한국 벤처투자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를 모색중인 일본의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업체는 10개사 안팎. 재팬데스크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중에는 후지쓰와 도요타가 한국 벤처산업을 유망 시장으로 주목하고 투자처 물색에 나섰다. 재팬데스크는 산업자원부가 부품·소재 위주로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설립한 일종의 테스크포스로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와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인력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벤처캐피털 가운데선 쓰나미네트워크파트너(TNP)·히카리통신캐피털(HTC) 등이 과거 투자경험을 살려 재투자에 나설 채비다. TNP와 HTC는 지난 2000년 전후 벤처 붐 당시 국내의 여러 IT업체에 투자했었다. 이밖에 히타치제작소·NTT데이터시스템·마쓰시타·NEC 등 벤처투자부문이 있는 대기업과 어드밴티지파트너스·아팩스글로비스파트너스 등 일본의 유력 벤처캐피털업체도 투자 검토에 들어갔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한국시장을 주목하는 데는 정부 지원 등으로 국내 벤처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데다가 우리나라가 세계 ‘IT 테스트베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부호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전무는 “일본 기업들은 핵심 기술을 해외 아웃소싱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기술 벤처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본업체들이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도 최근 투자 결정과 관련 “소프트뱅크그룹은 벤처기업이 한국에서 성공하면 곧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공한다고 보고 있다”며 일본에서의 한국 벤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재팬데스크는 일본의 한국 벤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맞춰 상반기중 국내에서 일본의 대기업 벤처투자담당자와 벤처캐피털업체 심사역(벤처캐피털리스트) 등을 초청한 가운데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