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국내업체와 손잡고 ‘서버 기반 컴퓨팅 (SBC)’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수 년 동안 글로벌 업체로 국내 시장에 공을 들여 온 한국 썬과 치열한 ‘영역 다툼’이 불가피하게 됐다. 컴퓨팅 업계의 공룡 IBM이 SBC를 올해 서비스 부문 전략 사업의 하나로 꼽고 공격 영업에 나서면서 이제 막 불을 지핀 국내 SBC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IBM(대표 이휘성)은 21일 글로벌 SBC 전문업체 시트릭스의 서비스 전담사인 메이저텍과 공동으로 국내 시장을 겨냥해 SBC 패키지 상품 ‘샘(SA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내 제조와 건설 분야를 타깃으로 선보인 SAM(Secured Access Management) 제품은 일반 PC에서도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이 있어야 구동되는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IBM은 CAD와 CAM 작업이 많은 제조와 건설 업계에서 설계도면 데이터 유출과 같은 보안 문제가 많이 제기되는 상황을 감안해 이 시장을 우선 공략하기로 했다. 이어 ERP· CRM 등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 영업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IBM 측은 SAM 제품을 도입하면 구축 시점으로부터 3년 동안 최대 40% 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사 김문성 상무는 “SBC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서버 용량 문제, 즉 초기 서버 증설 부담이 컸다는 점” 이라며 “SAM는 이를 해결한 첫 제품”이라고 말했다. 또 최적의 서비스 구현을 위한 컨설팅과 하드웨어, 구축 관리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의 노하우를 결합해 SBC 사업의 새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한국썬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일체형 제품 ‘썬 레이’를 기반으로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선 본사 차원에서 시트릭스 경쟁 업체 ‘타란텔라’를 전격 인수할 정도로 SBC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어 무척 고무돼 있는 상태다.
특히 한국썬은 제품을 선 보인지 5년 넘게 내세울 만한 사이트가 없었지만 최근 부산위생병원에 관련 제품을 대량 공급하면서 시장 확대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상황을 감안해 틸론· 씨네티아와 같은 토종업체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도 고민 중이다.
한국썬 측은 “국내 네트워크 환경이 좋아지고 이전 다소 불편했던 사용 환경을 윈도와 오픈 소스로 전환하는 등 보다 개선된 제품을 주력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라며 “보안 문제 등으로 문의가 잇따라 올해를 사실상 SBC 사업 원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은 전 세계적으로 3만 여대의 썬 레이 제품을 공급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