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슬라이드폰의 전성시대다.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용으로 출시한 신제품 30개 중 슬라이드폰이 24개다. 비율로 따지면 80%에 달한다. LG전자도 공교롭게 30개 중 24개가 슬라이드폰이다.
이처럼 휴대폰 업체가 슬라이드 방식 휴대폰을 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용자의 선호도, 제조 과정의 효용성 등 정답은 다양하겠지만 그중 이면에 가려진 중요한 이유는 바로 부품 가격이다.
휴대폰 부품 중 가장 원가 비중이 높은 것은 LCD 모듈이다. 폴더형 휴대폰은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하나씩 LCD 모듈이 필요하지만 슬라이드폰은 하나면 된다. 크기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폴더형 휴대폰의 바깥쪽에 사용되는 LCD 모듈 가격이 4∼5달러므로 그만큼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외장 부품 가격도 슬라이드폰이 폴더형에 비해 유리하다. 외장 부품 중 가격 비중이 높은 케이스는 폴더형 제품이 슬라이드폰에 쓰이는 것에 비해 약 10% 싸다. 키패드도 슬라이드폰용이 폴더형 제품에 비해 크기가 작아 가격이 20%가량 저렴하다.
휴대폰 부품 업계 관계자는 “원가 차이가 단지 몇 달러라도 많은 물량을 감안하면 슬라이드폰과 폴더형 휴대폰의 차이는 명확하다”며 “이것이 휴대폰 업체가 집행하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슬라이드폰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