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개막한 ‘2006 프로리그’가 초반전부터 물고물리는 접전이 이어지며 서서히 열기를 더하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인 탓에 각 팀들이 신예 선수를 대거 기용하고 있는데다 MSL 등 개인전에 참여하지 못한 S급 스타들이 맹활약, e스포츠판을 뜨겁게 달굴 조짐이다.
초반이긴 하지만, 이번 시즌의 대표적인 특징은 새롭게 팀을 창단한 팀의 약진이다. ‘창단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 POS를 인수한 MBC 히어로가 초반 가볍게 2승을 거머쥐며 깜짝 선두에 나선데 이어 GO를 인수한 CJ게임단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반면 우승후보 빅3로 분류됐던 SK텔레콤 T1, KTF매직엔스, 삼성전자 칸 등은 개막전
부터 삼성, MBC, e네이쳐톱에 각각 고배를 마셨다. 작년 시즌 하위권이었던 한빛스타즈와 STX-SOUL은 초반부터 잇따라 패배하며 힘든 일정을 예고했다. 그러나, 작년 후기리그에 불참하는 우여곡절끝에 절치부심 이번 시즌을 준비해온 e네이처톱은 서전을 장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번 프로리그의 또 하나의 특징은 신예들의 대 약진이다. 삼성의 신프로토스 최강자 송병구가 SK텔레콤의 황제 임요환과의 에이스 결정전을 잡아내며, 변은종을 밀어내고 일약 에이스급으로 발돋움했으며, 최연소 스타리거인 MBC 염보성 역시 박성준·박지호 등 양박에 못지않은 포스를 자랑하며 팀의 주축선수로 뿌리를 내렸다. 여기에 이제동(르까프)·이재호(MBC) 등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 팀플레이가 기존 2판에서 1판으로 줄면서 작년까지 주로 팀플 맴버로 활약했던 윤종민(SKT), 박찬수(KOR), 조용호(KTF), 안석열(팬택) 등이 대거 개인전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제 3경기로 치러지는 팀플이 1판으로 줄면서 스타플레이어간 개인전이 늘어나 볼거리가 많아졌고 팀플이 승리의 분수령이 되는 경우가 많아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
개인전에서 부진한 선수들이 팀리그에 올인, 맹활약하고 있는 것도 이번 시즌의 특징중 하나다. 대표적인 선수가 팬택의 이윤열. MSL 등 양대 스타리그에서 자취를 감춘 이윤열은 마치 이를 분풀이라도 하듯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프로리그에서도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다. 작년에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첫 진출해 우승하는 ‘로열로드’를 달성했다가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있는 르카프오즈의 에이스인 오영종 역시 개인전의 부진을 프로리그에서 설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잇따른 팀 창단과 달리진 팀컬러와 경기 시스템으로 올 프로리그가 그 어느해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로 절대 강팀과 절대 약팀이 없는 혼전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팀이 전기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을 지, 또 어떤 선수가 최고 영예인 MVP를 차지할 것인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