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의 ‘미래 먹을거리’ 공약 중 산업인프라 조성과 투자유치 분야에서는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의 공약이, 인력양성·일자리 창출 분야에선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의 공약이 각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평가단은 강금실(열린우리당)·오세훈(한나라당)·김종철(민주노동당) 후보의 산업인프라·투자유치·일자리 창출 공약을 비교했다. 주요 후보 중 박주선 민주당 후보는 해당 분야 공약이 없어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첨단산업 위주로 서울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어내고 서울을 국제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끌어올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교육과 주거·환경 문제에 밀렸다.
평가단은 “서울이 IT를 활용한 인프라 구축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업친화적 접근으로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심도시로서 첨단기술산업을 테마로 한 먹을거리 창출을 고민하고 주변지역(경기·인천 등)과의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키우겠다는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서울 용산(세계화 거점)·마곡(IT·NT·BT) 등에 6대 비즈니스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이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목표의 구체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 후보는 투자유치 면에서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평가단은 산·학·연의 IT·NT 분야 협력사업을 제안한 오 후보의 인력양성·일자리 창출 공약이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점을 높이 샀다.
각 후보의 자세한 공약은 후보의 홈페이지(강금실 http//:www.kskang.org, 오세훈 http//:www.osamseoul.com, 박주선 http//:www.parkjoosun.pe.kr, 김종철 http//:www.00.seoul.kr)나 선관위 홈페이지(http//:www.ne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업인프라 조성과 투자유치, 강금실 후보 우위
강금실 후보는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하고 6대 비즈니스 거점 조성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강 후보는 △용산(세계화거점) △마곡(IT·NT·BT) △여의도(국제금융) △상암(디지털미디어) △강남(IT·애니메이션·패션) △뚝섬·잠실(문화·스포츠·게임)을 6대 거점으로 하고 컨벤션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민간투자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평가단은 강 후보가 6대 비즈니스와 지역별 특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비교적 잘 제시했고 추진방안도 단계적으로 잘 짰다고 분석했다. “새 도심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파급효과도 기대했다. 하지만 재원조달의 현실성에는 의문을 던졌다. 기간의 명확성도 아쉽다는 평이었다.
오세훈 후보도 서울의 국제경쟁력이 취약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서울형 신산업 육성과 지식산업·지식기반서비스업 육성 전략을 내놨다. △마곡지구(BT·NT·IT) △상암DMC(콘텐츠) △구로(디지털산업단지) 등 지역내 거점을 만들고 성장을 지원하는 R&D센터와 법률지원센터를 운영한다는 청사진이다.
오 후보도 목표의 구체성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추진방법의 타당성과 재원조달의 현실성,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에서 전반적으로 뒤졌다. 평가단은 “지역경제 관련 초점을 더욱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철 후보는 산업 인프라 조성, 투자유치 분야에 대한 공약이 미흡해 적절한 평가가 어렵다고 판단됐다.
평가단은 전반적으로 재원조달과 달성기간 면에서 후보들의 공약이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서울외 인접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테면 서울·경기·인천을 잇는 종합적인 발전대책이 아쉽다는 총평이다. 또 “서울의 제조업을 외면하는 것 같다” “공약이 실제는 기업이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는 일인데 구체적인 방법의 제시가 없어 기업 시각에서는 회의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인력양성과 일자리창출, 오세훈 후보 우수
오세훈 후보의 일자리 창출 공약은 평가대상 공약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세한 차이지만 강금실 후보를 앞섰다.
오 후보의 공약은 대학연구소와 산업체·서울시가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지원기간을 10년으로 잡아 임기 후에도 지속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술기반 구축과 연구개발 지원, 창업동아리 지원 등에 2010년까지 모두 295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공약은 실업문제와 산·학·연 협력체계를 적절히 연계하고 신산업(NT·IT)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목표가 구체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또 추진방법의 타당성과 기간의 명확성 면에서 세 후보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가단은 분석했다. 타 분야 공약과의 연계는 보완할 점으로 꼽혔다.
강금실 후보는 4년간 좋은 일자리 50만개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약속했다. 서울형 신산업 활성화와 전통산업의 혁신으로 30만개, 교육·문화·공공서비스 등에서 20만개를 창출한다고 했다. 또 특성화고-전문대-일반대-서울형 산업체를 잇는 산업기술교육 클러스터로 취업의 길을 트는 방안을 내놓았다. 평가단은 강 후보에도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지만 추진방법이나 달성기간이 모호한 점을 감점요인으로 꼽았다.
김종철 후보는 고용불안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놓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고용안정을 위한 계약준수제 △공공투자로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공약을 구성했다. 일자리 창출에 집중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비쳤다. 하지만 구체성과 현실성이 결여돼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필요성만 강조했을 뿐 재원이나 기간·방법이 없어 현실성이 의문스럽다는 의견이었다.
지역경제의 검토가 제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기존 이해당사자 및 관행과의 갈등이 예상되는 데도 극복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중복된 부분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타 후보 IT공약은
박주선 민주당 후보는 올림픽대로 지하도로 건설,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등 교통·환경·주거문제에 집중해 IT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박 후보 공약 중에는 재정취약지역의 CCTV 설치 공약이 눈길을 끌었다. 임웅균 국민중심당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산업체 기술경영 컨설팅, 기술혁신형 기업 발굴 중소기업 기술의 사업화 촉진 등 예술가 출신답지 않게 산업정책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귀선 시민당 후보는 서울을 서울시 경제주식회사로 만들겠다며 기업하는 정신으로 서울을 경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권자는 이런 공약 원한다
◇임종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정책조사본부장
전시컨벤션 사업은 바이어 유치, 관광, 소비, 고용효과 등 여러산업을 골고루 발전시키는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에게 전시판매 공간을 제공하고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전시컨벤션사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또 중소벤처를 위한 복합지원시설을 계획단계부터 치밀하게 세워줬으면 한다.
◇고창국 SK텔레콤 차장
지방선거로 인해 시민을 위해 진행중이던 각종 사업들이 늦춰지거나 취소되서는 안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각종 정보화사업과 각 시군구에서 추진되는 GIS나 LBS 사업 등은 일정대로 추진돼야 한다. 정보화의 혜택은 바로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박양섭 한국무역협회 이사
글로벌 감각을 갖춘 서울시장을 원한다. 이제는 지방일꾼도 세계경제 흐름을 제대로 읽고 지역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함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글로벌 경제에 밝은 후보가 필요하다.
◇설창훈 컴아트시스템(보안기기 제조업체) 사장
중소기업의 기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편리한 교통 및 안락한 주거환경, 지역은행과의 협력을 통한 그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저금리 지원 정책, 그 지역에 특화된 세금 감면 정책 등 중소기업의 기를 살릴 수 있는 실천적 공약이 절실하다.
◇박성찬 다날(모바일 콘텐츠 전문업체) 사장
일상생활에서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 돼버린 모바일 콘텐츠를 활용한 의미있는 사업들을 서울시가 추진했으면 좋겠다. 문자 메시지를 통한 장애인 또는 미아찾기 운영 활성화, 긴급 재난정보 문자 메시지 발송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서울시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상품화하기 위해 외국인 휴대폰 GPS 길찾기 등 사업도 추진됐으면 좋겠다.
◆주요 후보자 약력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
1957년 2월 12일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4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0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2003년 제55대 법무부 장관
2004년 (현)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외교통상부 여성인권대사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1961년 1월 4일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
1997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위원 역임
2000년 16대 국회의원
2003년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최고위원)
2005년 (현)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사단법인 미래포럼 공동대표
<박주선 민주당 후보>
1949년 7월 23일 출생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법학부 수료
1998년 청와대 법무비서관
2000년 16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총재 특보
2003년 새천년민주당 기획조정위원장
2005년 민주당 인사영입 위원장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
1970년 10월 15일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9년 민주노동당 언론부장
2000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2002년 용산구청장 출마, 용산미군기지반환본부 공동본부장
2004년 민주노동당 대변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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