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힐리오` 美시장 공략 본격화

힐리오 출시 기념식에서 이정관 LA영사관 부총영사,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스카이데이튼 힐리오 사장 등(왼쪽부터)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힐리오 출시 기념식에서 이정관 LA영사관 부총영사,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스카이데이튼 힐리오 사장 등(왼쪽부터)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사업 힐리오가 이달 말부터 미국 젊은이들을 향해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미국에서 무선인터넷 수요가 높은 젊은층을 겨냥해 프리미엄급 데이터 서비스로 특화한 상품은 힐리오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힐리오의 가입자 확대 여부에 따라 한국 통신산업 및 솔루션·콘텐츠 업계의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7면

 SK텔레콤과 미국 어스링크가 합작한 힐리오(대표 스카이 데이턴)는 19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LA 파크하이엇호텔에서 이동통신서비스 ‘출시 기념식’을 갖고 이달 말부터 대대적인 브랜드 홍보와 함께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미국 내 한인 밀집지역인 LA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출시한 힐리오는 이날 기념식을 계기로 이달 말부터 뉴욕·샌프란시스코·시카고·시애틀·워싱턴DC 등 주요 대도시에서 시연회를 갖는 등 현지 유통망을 확대 가동한다. 이로써 현재 1400개에 달하는 현지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연말까지는 3000개로 늘려 오는 2009년 가입자 300만명에 연 매출 24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의 특징=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5대 사업자가 지배하는 가운데 군소 MVNO가 틈새시장을 분점하고, 전체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중 무선인터넷 부문이 한국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시장진입이 용이한 MVNO 사업자 형태로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경쟁력을 갖춘다면 얼마든지 틈새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입자현황을 보면 최근 수년간 거대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의 여파로 싱귤러(5580만), 버라이존(5130만), 스프린트넥스텔(4830)이 1∼3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티모바일(2170만)과 알텔(1060만)이 따르고 있다. 나머지는 370만명을 확보한 버진모바일 등 30여 군소 MVNO사업자가 난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MVNO 가입자가 150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오는 2010년께면 3000만명 정도로 늘 것이라는 예측이다. LA 인근 클레몬트대학원 김준영 연구교수는 “MVNO 사업자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가입자 규모는 300만명 정도”라며 “버진모바일의 사례를 볼 때 결국 MVNO 사업자의 경쟁력은 요금과 특화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힐리오의 숙제=힐리오가 미국 최초로 모바일 블로그·대기화면·풍부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한국어 지원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는데도 현재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요금경쟁력이다. 힐리오는 음성통화 기본요금은 5대 사업자의 평균치인 40∼50달러 수준과 엇비슷하다.

 아직 미국에서 무선인터넷 수요를 검증받지 못한만큼, 주력으로 내세우는 월 요금 85달러 이상의 데이터 요금제가 호응을 얻지 못하면 힐리오 자체의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최대 강점인 첨단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망을 빌려 쓰고 있는 스프린트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솔직히 부가서비스 하나를 구현하는 데도 스프린트의 교환시스템을 손봐야 하는데 현지 정서가 그리 우호적인 편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두고두고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결국 힐리오의 무선인터넷 특화상품이 현지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발도 난항을 겪을 경우 총체적인 위기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무조건 생존해야=현재로서는 힐리오 안팎에서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보다는 강력한 생존의지가 두드러진다. 여러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힐리오가 중점 공략 대상인 가입자층을 미주 한인과 미국 사회의 젊은이들, 두 계층으로 삼겠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를 위해 힐리오는 그동안 한국의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위피’를 기반으로 개발한 각종 콘텐츠를 이번 상용화에 대부분 옮겨온 대신 올해부터 미국 시장을 위한 플랫폼·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콘텐츠 저작권관리(DRM) 솔루션 역시 OMA 및 마이크로소프트 표준을 함께 수용하는 형태로, SK텔레콤 및 한국 협력사와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LA(미국)=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