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경수 후지쯔 회장

[인터뷰]안경수 후지쯔 회장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우수 솔루션업체와 제휴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도 단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후지쯔포럼 2006’에서 만난 안경수 후지쯔 경영집행역 겸 한국후지쯔 회장은 더욱 바빠 보였다. 이번 포럼에서 후지쯔는 3년 후 글로벌 매출 비중을 현재 33%에서 50%까지 확대하기 위한 시스템·네트워크·기기·서비스 제품 및 융합 방안·연구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안 회장은 본사 우라노 데쓰오 부사장과 함께 후지쯔 해외 시장을 책임지는 핵심 중역.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1개국 후지쯔 현지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후지쯔가 글로벌 성장을 강조한 배경에 대해 안 회장은 “무엇보다 고객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테면, 후지쯔 고객인 도요타는 태국에 주요 공장을 3개나 짓는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후지쯔 역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것.

 “해외에서 고객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면 안방 시장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도요타 해외 비즈니스가 얼마든지 본사 IT 정책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글로벌 시장 확대는 고객의 성장과 후지쯔 생존 둘 다 직결된 문제입니다.”

 후지쯔 글로벌 시장 전략은 지역마다 다르다. 우라노 부사장이 지휘하는 미주 시장은 14개 후지쯔 관련 법인들이 한 지주회사 아래로 통합, 본사와 더욱 유기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은 지역 솔루션과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이른바 글로벌과 로컬을 합친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후지쯔가 개별 국가의 솔루션과 서비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창구역할도 맡는다.

 전 세계 시장에서 비 미국 기업으로 유일한 톱 5위 플랫폼업체인 후지쯔는 아시아 시장에서는 톱 2위까지 올라선다는 목표다. 후지쯔 컨설팅이 최근 미국 회사기는 하지만, CEO가 인도계인 래피드다임을 인수한 것도 인도 시장을 염두에 둔 부분이 크다.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경기가 살아난 일본 IT시장에 활발히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 노하우가 따로 있을까.

 안 회장은 “프로젝트 한두 개 수주한 것을 발판 삼아 일본 시장에서 성장해 나겠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환경이 개방 모듈형(open & modular)이라면 일본은 폐쇄 통합형(closed integrated)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하나를 위해 수십, 수백 업체가 역할을 분담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일본 기업 환경에서는 고비마다 문제를 해결해 줄 협력사가 꼭 필요한데 이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이미 다른 업체의 협력사로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있기 때문.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그림뿐만 아니라 협력사와 무엇을 할지 ‘협력사 그림’을 제대로 그리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일본)=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