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삼매경’
전 국민의 80%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 지하철이나 버스·길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휴대폰 삼매경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사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는 사람,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누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된 이들은 이른바 모바일게임 마니아.
모바일게임은 출퇴근길의 지루함을 달래는 것은 물론이고 화장실 안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래서인지 PC방에 가지 않고 모바일게임만 즐기는 마니아가 상당히 많다. 야구·축구·골프 등 스포츠 게임에다 미니 아케이드게임·액션 RPG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몰입도도 높아 휴대폰 삼매경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모바일게임이다.
‘마니아층 뛰어넘어 대중화 나서’
2006년 모바일게임 시장이 질적·양적 성장을 꾀한다. LCD 화면이 갈수록 커지고 최고 사양의 그래픽 칩세트인 ‘암나인(ARM9)’을 탑재하는 등 휴대폰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그래픽과 속도를 대폭 개선한 모바일게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SK텔레콤·KTF·LG텔레콤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통화료 월 정액제를 실시하고 요금 상한선 제한을 두는 안심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요금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지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외부적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열악한 개발 환경 속에서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개발역량을 쌓아온 모바일게임 업체도 올해 잇따라 롤플레잉게임(RPG) 대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RPG와 이미 대중화를 이뤄낸 캐주얼게임이라는 양날개로 연간 1000억원대(데이터통화료 제외)의 모바일게임 시장을 2000억원대 산업으로 위상을 굳건히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트워크 및 고사양 게임 원년’
모바일게임의 태동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조잡한 캐릭터와 문자로 구성된 휴대폰용 게임이 주를 이뤘다. 이어 다운로드형 게임 등장과 휴대폰 관련 부가서비스 확대와 더불어 지난 2003년에는 연 매출 1000억원대의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통사 및 휴대폰의 사양에 의존하는 시장구조와 모바일게임 업체 난립에 따른 과열경쟁 등으로 인해 질적 성장이 미뤄져 왔다.
주요 업체는 올해 반드시 신규시장인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과 고사양 게임을 정착시키고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형성됐던 모바일게임 마니아를 더욱 확대하고 3차원 게임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특히 온라인게임 등 타 플랫폼과의 제휴를 활성화하고 선두 모바일게임 업체의 대형화에 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활성화 배경은 탄탄’
흑백 휴대폰 단말기와 느린 속도의 저사양 휴대폰에 맞춰 개발될 수밖에 없었던 모바일게임이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이제는 16비트 콘솔게임기용 게임 이상의 성능 구현이 가능해졌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 지급에 따른 구형 휴대폰의 교체 수요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상용화로 고사양 휴대폰 구입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고가 휴대폰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는 낭보가 속속 들려오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휴대폰 내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휴대폰 사양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휴대폰 사양이 좋아지는만큼 모바일게임 수준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이동통신사의 데이터요금 관련 정책변화도 긍정적이다. 무선 네트워크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모바일게임은 그동안 비싸게 여겨졌던 데이터통화 요금이 사실상 장애요인이었다.
그러나 이통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데이터통화료 월 정액제 확산 △네트워크 게임별 데이터통화료 월정액제 실시 △데이터통화요금 상한선 정한 안심요금제 출현 등으로 인해 일반 사용자의 모바일게임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또 미리 모바일게임을 무료나 저렴한 비용에 즐길 수 있는 ‘체험판 서비스’도 활성화되면서 모바일게임도 PC·온라인게임이나 콘솔게임 못지않게 재미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는 200만∼3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10%도 안되는만큼 이통사의 데이터통화 요금정책과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시장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해외 시장에 눈 돌린다’
모바일게임 전문업체는 아직 매출 성과는 미미하지만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직접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는가 하면 현지 업체를 통한 퍼블리싱 전략을 채택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컴투스(대표 박지영)는 2001년 일본 이동통신사 KDDI에 게임서비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현지 사무소를 두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빌(대표 송병준)도 최근 미국 법인을 별도로 구성하고 올해 안에는 버라이존와이어리스·T모바일 등 미국 주요 이통사에 모바일게임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밖에 모아이테크놀로지(대표 장준화) 등도 중국 시장 공략의 닻을 올렸다.
모바일게임 해외 수출 현황은 2002년 31억원, 2003년 52억원, 2004년 70억원에 그쳤지만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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